국토부 "배터리셀 분리막 손상 확인"?
LG화학 "재현 시험선 불 안 나…화재 원인 불명확"?
배터리 불량으로 결론 나면 후폭풍 거셀 듯
4일 대구 달성군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EV'가 화재로 전소된 모습. 대구소방본부 제공
전기차용 배터리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LG화학이 악재를 만났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EV'의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셀 제조 불량을 지목했는데, 이 모델에는 LG화학의 중국 난징(南京)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배터리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8일 국토부는 "코나EV의 제작 결함이 발견돼 시정조치(리콜)를 실시한다"고 밝히며, 유력하게 추정한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셀의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합선'을 꼽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낸 것은 아니며,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과 함께 재현 시험 등 추가적인 결함 조사를 통해 보완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면서도 "분리막 손상은 확인이 됐으며, 이는 분명히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LG화학 관계자는 "국토부의 리콜 발표는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며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현 시험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배터리 업계에선 이번 코나EV의 화재 원인에 대한 결론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LG화학의 상승세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사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부품이 들어가는 유럽형 코나EV나 기아차 '니로EV'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셀이 들어가는데, 이들 차에선 화재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LG화학은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15.9기가와트시(GWh)에 달해 1위에 올랐다.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지난달 배터리 부문 분사를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코나EV 화재를 계기로 현대차가 LG화학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가능성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이달 16일부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점검 이후 배터리 교체 시정 조치에 들어간다. 현대차 관계자는 "화재 원인을 떠나 차량을 판매한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고객 관점에서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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