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文 정부 마스크 정책, 4월 총선 압승으로"
'마스크 유세' 바이든도 유권자에 긍정적 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각국 정상들의 리더십도 검증 대상에 오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본 방역 수칙 중 하나인 마스크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 리더십으로 간주되는 듯하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마스크 리더십’이 성공하면 정치적 성과도 거둘 수 있다”는 이색 분석을 내놨다. 이 명제를 적용하면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되고도 백악관에 복귀하자마자 마스크를 벗어 던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리더십 실패의 표본이나 다름없다.
실제 WP는 “세계 정상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점점 고립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줄곧 마스크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왔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에도 착용을 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공개석상에 나서는 대다수 정상들과 정반대 행보다.
그러나 신문은 적극적인 마스크 리더십이 정치적 성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첫 번째 성공 사례가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2월 초만 해도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가, 곧 이어 첫 사망자가 나오고 마스크 대란 사태까지 발생하자 신속하게 입장을 바꿨다. 그는 3월 3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스크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 점을 사과했다. WP는 “문 대통령의 빠른 (마스크 정책) 재조정은 4월 총선에서 거대 여당의 압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도 3월 이탈리아가 유럽 최대 코로나19 진원지가 되면서 마스크 리더십을 활용했다. 이탈리아는 당시 연일 3,000명 이상의 환자가 나와 중국에 이은 최대 발병국이었다. 하지만 빠른 전국 봉쇄 조치와 마스크 의무화로 위기를 벗어났다. 총리 인기도 상승해 5월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60%가 그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신문은 “콘테 총리는 세계 주요 지도자 가운데 최초로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쓴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리더들의 마스크 정치도 빛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마스크를 적극 애용한 정상들이다. 메르켈 총리는 3월 코로나19에 대해 “독일 통일 이후, 사실 제2차 세계대전 후로 우리에게 더 많은 연대를 요구하는 도전은 없었다”며 마스크 착용을 강조했다. 총리의 결단은 ‘모범 방역국’이란 결과로 나타났다. 최근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는 콘테 총리와 인사하면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메르켈이 콘테보다 늦게 마스크 의무화를 시행했지만 훨씬 더 신중한 이미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아던 총리도 8월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자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마스크 리더십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는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부분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유세 등 대중과 만날 때 늘 마스크를 착용한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와 다른 바이든의 이런 태도가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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