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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일회용 증가에도 재활용은 뒷걸음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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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일회용 증가에도 재활용은 뒷걸음질, 왜?

입력
2020.10.0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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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올해 재활용률 42→30% 급감"? 예상
유가 하락으로 새 제품 생산이 더 경제적
소각ㆍ매립 증가 탓 추가 질병 창궐 우려

8월 멕시코 베라크루스의 한 병원에서 노동자들이 코로나19 관련 의료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베라크루스=AP 연합뉴스

8월 멕시코 베라크루스의 한 병원에서 노동자들이 코로나19 관련 의료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베라크루스=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수많은 인명 피해와 부작용을 낳았지만 ‘환경’에는 일부 긍정적 효과도 있었다. 집안에 갇힌 인간의 활동과 연료 소비가 줄면서 공기와 수질이 깨끗해진, 이른바 ‘감염병의 역설’이다. 사시사철 스모그로 뒤덮인 중국 도시들의 대기질이 개선됐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긴 했으나 그 만큼 재활용도 늘어날게 당연한 듯 보였다. 하지만 비닐과 플라스틱 재활용은 코로나19 확산 후 오히려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폭락하면서 고쳐 쓰는 것보다 새로 만드는 게 더 싸다는 ‘경제 논리’가 지배한 탓이다. 인간의 이기심에 환경 보호의 가치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재활용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유럽과 아시아에선 각각 20%, 50%, 미국에선 무려 60%나 재활용 사업이 축소됐다. 유럽연합(EU) 산하 유럽회계감사원(ECA)도 6일 보고서를 통해 “위생 문제로 일회용 습관이 소생했지만, 올해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률은 42%에서 30%로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쓰레기로 전락한 대표적 소비재는 코로나19 시대의 필수품 마스크와 장갑이다. 로이터 보도를 보면 전 세계에서 매달 마스크 1,290억개와 650억개의 장갑이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재활용 감소는 유가 하락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경제활동 축소로 원유 수요가 줄고 수출길이 막히자 값싼 재고는 플라스틱 생산 업계로 흘러 들어갔다. 현재 대부분의 마스크는 플라스틱 용기 재료와 같은 석유화학 제품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들어진다. 마스크를 새로 찍어내는 게 더 남는 장사라는 얘기다.

실제 화학산업 전문 조사기관 ICIS는 7월 보고서에서 재활용 플라스틱의 제조 비용이 새 제품보다 83~93% 정도 더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에 올해 2분기 포장재로 활용되는 재활용 원자재는 유럽에서만 수요가 20~30% 줄었다. 글로벌 환경 기업 테라사이클 톰 재키 대표는 미 텍사스주(州) 지역방송과 인터뷰에서 “재활용 업체들 역시 영리를 목적으로 한다”며 “이익이 되는 것을 재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수요 증가에 고무된 글로벌 에너지 기업 아람코와 로열더치쉘 등은 향후 5년간 4,000억달러(439조원)을 투자해 생산량을 현재보다 4분의1가량 더 늘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재활용 감소 추세는 급격한 생활 폐기물 증가로 수거 부담이 커진 탓도 있다. 미국에는 약 9,000개의 재활용 시설이 있지만 대다수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 및 실업 보존 비용 부담이 커지자 여파는 재활용 시설에 미쳤다. 일리노이주 피오리아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지역은 엄청난 재활용 수요에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프로그램 자체를 중단했다.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역시 관련 예산의 대규모 삭감을 고려 중이다. 텍사스주 커빌 또한 재정 어려움에 재활용 센터를 5월 영구 폐쇄했다.

재활용 감소는 소각ㆍ매립 증가로 이어져 공기오염과 질병 등 여러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8월 코로나19 폐기물 보고서를 통해 “바이러스 전파 우려에 더해 폐기물을 무분별하게 소각하면 대기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UNEP는 또 매립지와 소각장이 불균형적으로 분포돼 있음을 지적하며 대기오염으로 인한 질병 위험이 저소득층 및 유색 인종 공동체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장채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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