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AP 연합뉴스
미국 외교의 거두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미ㆍ중 갈등의 한계를 설정하지 않으면 세계 정세가 1차 세계대전과 같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뉴욕 경제클럽이 주최한 가상토론에서 “우리와 중국의 지도자들은 더 이상 서로를 위협하지 않는 한계선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정책을 장기간에 걸쳐 이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것이 완전 불가능하다면 우리는 1차 세계대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해 미ㆍ중 수교의 물꼬를 튼 장본인이다. 그는 이데올로기적 편견에서 벗어나 세력 균형의 관점에서 협상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는 외교정책을 구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그는 연일 ‘중국 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은 한 나라가 전략과 경제 두 분야 모두에서 아무에게도 위협받을 수 없는 일방적 우위를 누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의 경고는 현 행정부가 닉슨 전 대통령의 대중 관여정책을 실패로 깎아 내리는 가운데 나왔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7월 닉슨 도서관 연설에서 “지금 우리가 중국에 무릎을 꿇는다면 우리 자녀들의 자손은 자유주의 세계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중국 공산당의 손아귀에 들어갈 수 있다”며 “자유 세계는 새로운 독재에 승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