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가 행사 5일 전 공문 보내고 이틀 뒤 수의계약
박영선 장관 “입찰 시간 촉박 … 업체명 몰랐다”해명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대통령 참석 행사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최측근이 설립한 업체와 이례적인 수의계약을 맺어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기업벤처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9월 태국에서 열린 ‘브랜드K 론칭’ 행사를 앞두고 중기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노바운더리’와 급하게 수의 계약을 맺은 이유가 뭐냐”고 질의했다. 브랜드K 론칭 행사는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K브랜드로 묶어 소개하는 행사로, 이 행사에는 동남아 순방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박영선 중기벤처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8월초부터 ‘KBS아트비전’과 8억원 상당의 진행 대행 용역을 맺고 준비돼왔다. 그러나 중기부는 행사 5일 전 중소기업 유통센터에 ‘전문성 있는 연출과 진행을 추가로 준비하라’는 공문을 보냈고, 유통센터는 공문 수신 이틀 만에 ‘노바운더리’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노바운더리는 탁 비서관이 운영한 탁현민 프로덕션에서 과거 조연출로 일했던 이모(35)씨와 장모(34)씨가 2016년 말 설립한 공연기획사로, 정부 및 지자체 행사 수주 액수가 최소 20억원(30건 이상)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행사 직전에 견적 비교도 없이 수의계약을 맺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계약금 5,500만원을 받은 이 기획사의 역할은 진행자 2명을 추가 섭외하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바운더리는 브랜드K의 다른 행사 준비를 위해 해외문화홍보원과도 2억2,500만원 규모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면서 “노바운더리에 돈을 지원하기 위해 행사를 벌인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경쟁 입찰을 하면 40일이나 걸려, 대통령 행사를 앞두고 의전이나 경호 문제로 (시간이 촉박했다)”라며 “(노바운더리) 그 이름도 나중에 알았다”고 해명했다. 박 장관은 “당시 대통령의 태국 순방은 K팝을 알리는 목적이 있었는데 당초 초청가수였던 2팀이 빈약해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4팀으로 늘려서 진행했다”며 “여기에 관련된 전문가 섭외 과정에서 노바운더리가 수의계약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행사 준비 기간이 촉박했다는 의견에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중기부와 문체부 등에 확인해 보니 6월 말과 7월 초에 2차례나 브랜드K 연계행사와 관련해 사전 협의가 있었다”며 “시간이 촉박해서 수의계약 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의구심이 간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누구의 지시로 결정되거나 한 사항이 아니다”며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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