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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돈세탁 창구' 셉틸리언, 30억대 '수상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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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옵티머스 '돈세탁 창구' 셉틸리언, 30억대 '수상한 투자'

입력
2020.10.12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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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IT 시스템개발 업체 유상증자 참여
이후 30억대 주식 사들인 회사는 상폐 위기
檢, 셉틸리언 경유 자금 종착지 집중 수사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5,000억원대 피해를 야기한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서 옵티머스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된 회사인 ‘셉틸리언’을 둘러싼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셉틸리언은 옵티머스의 1조2,000억원대 펀드 판매액 중 500억원가량을 전달받아 제3의 업체들에 수십억원씩을 투자했는데, 해당 자금의 흐름을 보면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검찰은 셉틸리언 경유 자금 중 일부는 ‘펀드 돌려막기’가 아닌 다른 용도에 쓰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 돈의 종착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옵티머스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로 보이는 셉틸리언은 지난해 정보통신(IT) 개발ㆍ운영 업체인 D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30억원 상당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로써 D사 지분 41%가량을 보유하게 돼 단번에 최대주주가 됐다. 셉틸리언 지분 50%를 김재현(50ㆍ구속기소) 옵티머스 대표의 부인 윤모씨가, 나머지 절반은 윤석호(43ㆍ구속기소) 옵티머스 이사의 부인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각각 보유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옵티머스가 D사를 인수한 셈이다.

그런데 셉틸리언과 D사가 그 이후 코스닥 상장사인 C사의 30억원대 주식을 매입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해 말 기준, C사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감사 의견 거절을 받는 등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지난 3월에는 C사 대표와 대주주가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되기도 했다.

D사 주주들은 현재 이를 두고 회사 측의 배임 가능성을 주장하며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옵티머스의 또 다른 관계 회사인 아트리파라다이스 측이 지난해 8월 D사의 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에 참여한 사실까지 새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주는 “결국 최대 80억원의 옵티머스 자금이 D사에 투입된 셈인데, 돈의 사용처가 불투명하다”며 “흔히 말하는 무자본 인수합병(M&A)을 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셉틸리언의 ‘수상한’ 투자는 이뿐이 아니다. 앞서 옵티머스 측 무자본 M&A 의혹이 제기된 ‘해덕파워웨이 경영권 취득’과 관련해 등장한 회사도 셉틸리언이었다. 윤 이사가 감사로 재직 중인 화성산업은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인 해덕파워웨이 지분 15.89%를 301억원에 사들였는데, 화성산업은 다름 아닌 셉틸리언의 자회사(지분율 70.8%)다. 해덕파워웨이 역시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옵티머스 수사팀은 최근 불거진 정ㆍ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 신빙성 낮은 진술보다는 구체적 물증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셉틸리언에 유입됐다가 외부로 빠져나간 자금 흐름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셉틸리언의 거액 투자 및 투자 대상에 상당히 문제가 많다”며 “검찰의 자금 추적도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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