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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올해는 2인자들의 '단판 승부'도 주목하라

입력
2020.10.0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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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유고 시 승계 역량 검증 기회
투명 칸막이 설치 놓고 벌써 신경전
트럼프, 마이애미 2차토론 강행 고수

마이크 펜스(오른쪽) 미국 부통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AFP 연합뉴스

마이크 펜스(오른쪽) 미국 부통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AFP 연합뉴스

미국 대선 과정의 하이라이트는 공화ㆍ민주 양당 후보가 얼굴을 맞대고 혈투를 벌이는 생중계 TV토론이다. 3번 열리는 토론회의 승자가 부동층 표심을 흡수하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통설이다. 하지만 올해 미 대선에선 이례적으로 2인자, 즉 부통령 후보들의 단판 진검승부도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워싱턴 정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열리는 맞대결이어서다. 높은 관심에 부응이라도 하듯 양측은 전초전부터 치열한 장외 신경전을 펼쳤다.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7일(현지시간) 밤 유타주(州)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대에서 단 한차례 진행되는 90분짜리 토론 무대에 선다. 통상 부통령 후보 토론은 대선 성패의 핵심 변수가 아니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고 일간 뉴욕타임스는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 유고 시 승계 서열 1위인 부통령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것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도 77세의 고령임을 고려할 때 해리스 의원 역시 이런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두 사람의 색깔이 확연히 다른 점도 유권자들의 기대를 높이는 지점이다. 미 언론은 안정감이 무기인 펜스와 검사 출신 저격수 해리스의 ‘칼과 방패의 싸움’을 점치고 있다.

부통령 후보자 TV토론을 하루 앞둔 6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대 캠퍼스 내에 마련된 토론장에서 관계자들이 투명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AP 연합뉴스

부통령 후보자 TV토론을 하루 앞둔 6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대 캠퍼스 내에 마련된 토론장에서 관계자들이 투명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AP 연합뉴스

이번 토론에서는 크게 △코로나19 대응 △연방대법관 인준 △경제정책 △건강보험 등 4가지 주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물론 최대 쟁점은 코로나19다. 해리스는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수장까지 맡았던 펜스에게 대통령 감염과 방역 실패 논란을 집요하게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펜스는 해리스를 트럼프 대통령처럼 ‘급진 좌파’로 몰아세우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고 폭스뉴스는 내다봤다.

토론을 하루 앞둔 6일 양측은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용도인 투명 아크릴 칸막이(플렉시 글라스) 설치를 둘러싸고 의견 충돌을 빚기도 했다. 펜스 측은 “토론자가 3m 이상 떨어져 있고 매일 검사를 하기 때문에 부통령 자리 쪽에는 칸막이를 놓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해리스 측은 “백악관이 코로나19 감염의 온상이 된 만큼 가림막 설치는 필수”라고 맞섰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양 진영 모두 가림막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위협을 상징한다고 생각해 기 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논쟁은 펜스가 설치에 동의하며 일단락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따라 부통령 토론이 사실상 마지막 TV 토론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전날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15일 마이애미에서 열릴 토론을 고대하고 있다”며 2차 토론 강행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날 바이든 후보는 “그가 바이러스를 계속 보유하고 있는 한 토론을 해선 안 된다”며 완치 이후로 미루자고 요구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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