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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 15명 숨졌는데...KT&G "연초박 유해성 몰랐다"

입력
2020.10.07 17:49
수정
2020.10.0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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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연초박 생산자가? '모르쇠'로 일관
2005년 KT&G 보고서에 TSNA 언급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하지만…"

전북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라북도와 익산시, KT&G 등 관련 기관에 피해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전북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라북도와 익산시, KT&G 등 관련 기관에 피해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북 익산 장점마을 암 집단발병 사건과 관련해, KT&G가 담뱃잎 찌꺼기(연초박)의 유해성을 인지했는지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여야 의원 3명의 요구로 증인으로 출석한 KT&G 대표는 일관되게 이를 "몰랐다"고 강조했다.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감에는 백봉인 KT&G 대표가 출석했다. 의원들의 질의는 익산 장점마을 암 집단발병에 집중됐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연초박은 (가열하지 않은) 60도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는 보고서가 있다"며 "기업에게 판매할 때, 열을 가하면 굉장히 위험하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공지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장점마을에선 지난 2001년 인근에 비료공장인 금강농산이 들어선 후 주민 99명 중 30명이 암에 걸렸다. 그 중 15명은 숨졌다. 현재도 수십명이 투병 중이다. 환경부 조사 결과 금강농산에서 퇴비로만 써야 하는 연초박을 유기질 비료로 불법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암물질이 발병 원인으로 드러났다.

주민들은 1차적인 원인은 비료공장, 관리ㆍ감독 주체인 지방자치단체에 있지만 연초박을 제공한 KT&G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KT&G가 연초박의 유해성을 사전 인지했는지 여부는 향후 법정서 책임 소재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G 측도 이를 의식한 듯 국감에 변호사와 동행했고, 유해성을 몰랐다고 답변했다.

백 대표는 "100년 넘은 기업이지만 유해성이 이슈화된 적이 한 번도 없다보니 고지를 해야 한다는 인식도 없었다"거나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하지만 회사는 공식적인 입장이 있다" 또는 "제가 누구 책임이라고 말씀드리기는 곤란한 것 같다"며 회사 측의 책임을 인정하는 답은 피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러나 KT&G가 내부적으로 연초박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제시했다. 장 의원은 "2005년 KT&G 중앙연구소 보고서에 연초 안에 있는 TSNA(담배특이니트로사민)을 절감하는 기술 개발에 대한 언급이 있다"며 "(암 집단발병 관계자 중에서) TSNA가 암을 유발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유일한 주체는 KT&G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백 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제가 기술직이 아니라 (TSNA는) 처음 듣는다"거나 "저는 주로 인사, 글로벌, 전략 쪽이다"라고 응해 송옥주 환노위원장이 "회피하지 말고 책임감 있게 답변해야 한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한편 장 의원에 따르면 연초박의 유일한 생산자인 KT&G가 2009~2018년 전국에 유통한 연초박은 약 5,367톤이다. 이중 2,242톤이 금강농산으로 반입됐고, 이를 통해 KT&G가 얻은 수익은 약 6억2,7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KT&G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9,657억원이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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