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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 태핑의 전설, '기타의 신' 에디 밴 헤일런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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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 태핑의 전설, '기타의 신' 에디 밴 헤일런 별세

입력
2020.10.07 11:07
수정
2020.10.07 11: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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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활동 당시의 에디 밴 헤일런. ⓒLaurence Faure

2015년 활동 당시의 에디 밴 헤일런. ⓒLaurence Faure


1980년대 미국 록음악계를 대표하던 기타리스트 에드워드 밴 헤일런이 65세를 일기로 숨졌다.

6일(현지시간) 고인의 아들 울프강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아버지가 오랜 기간 암 투병 끝에 오늘 오전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바랄 수 있는 최고의 아버지였던 그와 무대 안밖에서 나눈 시간은 선물과도 같았다”고 회고했다. 울프강은 최근까지 아버지와 함께 음악 활동을 해왔다.

1955년 네덜란드에서 출생한 고인은 어릴 적 가족과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뒤 드럼을 연주하는 형 알렉스와 함께 형제의 성을 딴 '밴 헤일런'이란 밴드를 결성하고 1978년 첫 앨범을 발표했다.

에디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고인은 이 앨범에 수록된 '이럽션'이란 연주곡에서 선보인 혁신적인 기타 연주법으로 '지미 헨드릭스 이후 가장 혁신적인 기타리스트' '기타리스트계의 모차르트'라는 평가를 받으며 단숨에 기타 영웅으로 떠올랐다.

기타 지망생뿐만 아니라 현역 기타리스트들까지 놀라게 한 그의 전매특허 주법은 양손 태핑이었다. 기타와 피아노 연주법을 결합한 듯한 방식으로 오른손가락과 왼손가락을 동시에 이용해 기타 플랫을 때려서 소리를 낸다. 일부 재즈 연주자 등이 쓰던 주법을 격렬하고 빠른 하드록에 접목,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어릴 적 클래식 음악 경연대회에 나가서 수상할 만큼 뛰어난 피아니스트였던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명 시절 고인은 이 연주법을 다른 연주자들이 따라할까봐 양손 태핑 연주 때는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등을 돌린 채 연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인은 이외에도 다양한 연주 기법을 선보이며 일렉트릭 기타의 표현 영역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배 기타 연주자들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룹 밴 헤일런은 1980년대 헤비메탈 장르의 대중화와 더불어 세계적 인기를 얻었다. 1983년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 '비트 잇'의 기타 솔로 연주로 이름을 알린 밴 헤일런은 그해 말 밴드와 함께 앨범 '1984'을 내고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다. 이 앨범은 미국에서만 1,000만장 이상이 팔렸고, 수록곡 '점프'는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랐다. 밴드 밴 헤일런은 2007년 미국 로큰롤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고인은 밴드와 함께 2012년까지 12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고, 아들 울프강은 2007년부터 이 그룹에서 베이스 기타 연주자로 합류했다.

고인의 사망 소식에 수많은 록 음악인들이 애도했다. 전설적 록 밴드 블랙 새버스의 베이시스트 기저 버틀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2020년이 더 이상 나쁠 수 없다고 생각하던 때 에디의 사망 소식을 듣게 돼 너무 충격적”이라면서 “그는 진정한 천재이자 신사였다”고 적었다. 록밴드 에어로스미스의 스티븐 타일러도 SNS에 고인을 "판을 바꾼 게임체인저"라 평가하며 "우리는 당신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헤비메탈 그룹 머틀리 크루의 베이시스트 니키 식스는 “당신은 우리의 세계를 바꿔놓았다"며 "당신은 록 기타의 모차르트였다”고 기렸다. 밴드 키스의 보컬리스트 진 시몬스는 “에디는 기타의 신이었을 뿐 아니라 아름다운 영혼을 지닌 사람이었다”고 애도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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