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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I 사무총장 "한국 코로나19 백신접종, 내년 중반 이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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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I 사무총장 "한국 코로나19 백신접종, 내년 중반 이후 가능"

입력
2020.10.08 12:20
수정
2020.10.08 20:4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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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국가주의ㆍ정치화 경계" 공동대응 중요성 강조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장이 이달 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장이 이달 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내년 중반 이후에나 이뤄질 것이다.”

제롬 김(61)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종 코로나 백신이 내년 3월까지는 몇 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백신의 양산을 시작했고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이 경쟁하고 있지만, 효과 검증, 대량 생산ㆍ공급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유엔 주도로 설립된 독립적인 국제기구인 IVI를 2015년부터 이끌고 있는 그는 미국 예일대 의대 출신의 에이즈바이러스(HIV) 연구의 권위자다. 독립운동가 김현구 선생의 손자이기도 한 그를 지난 5일 서울대에 위치한 IVI 본부에서 만났다.

“신종 코로나 백신은 인류의 공공재”라고 단언한 김 사무총장은 최근 각국이 벌이는 ‘백신 쟁탈전’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백신 국가주의와 함께 백신의 정치화도 경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국제사회 역학관계에 따라 백신 공급이 이뤄지고, 또 백신개발국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선별적으로 공급한다면 신종 코로나의 확산 차단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사무총장은 “제2ㆍ3의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며 “공동 대응역량을 키우지 않는다면 또 다른 바이러스의 대유행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백신은 언제 접종 할 수 있을까.

“접종까지 백신 개발, 대량생산, 공급의 과정을 거치는데 우리는 아직 첫 단계다. 내년 초까지는 효과적인 백신이 1개 이상 나올 것이다. 한국의 백신 접종은 내년 중반 이후에나 이뤄질 것이다.”

-현재 3상에 들어간 백신은 몇 개인가.

“현재 최종 단계인 3상 임상시험 중인 백신은 9개다. 중국의 국영기업 사이노팜, 민간기업 사이노백 바이오텍,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 등이 앞서가고 있다. 내년 3월까진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몇 개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돌연변이로 백신 효과가 제한적일 거란 우려가 있다.

“돌연변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바뀌는 정도는 독감의 10분의 1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염기서열 변화량이 만년필 촉 크기라면 독감은 손가락 마디다. 변이량이 적기 때문에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은 지속해서 효과를 낼 것이다.”

-백신 쟁탈전에서 저개발 국가가 소외될 수 있다.

“미국은 입도선매 계약을 통해 16억회분(8억명 분량)을 확보했다. 유럽연합은 15억회분, 영국과 일본은 각각 5억회분, 4억회분을 선점했다. 저개발국의 백신 공급문제는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는 모든 국가에 공정하게 배분하기 위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과 함께 코백스(COVAX)라는 백신 공급 기구를 운영 중이고, 한국을 포함 17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20억회분 이상의 백신 공급이 목표다. 이는 가입국 수요의 20% 수준이다.”

-미국과 중국은 코백스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백신은 세계적인 공공재다. 백신 국가주의, 자국을 지지하는 나라에 선별적으로 공급하는 백신의 정치화도 경계해야 한다. 백신 조달 능력이 낮은 국가에게도 백신을 공급해야 신종 코로나를 종식시킬 수 있다.”

-스웨덴 등에서 이뤄진 집단면역 실험은 어떻게 보나.

“집단면역 실험은 죽음 등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영국은 집단면역 전략을 포기했다.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많은 이들이 중환자실을 점령하게 된다. 의료체계에도 큰 부담이다.”

-한국의 백신 개발 능력을 평가하면.

“SK와 LG, 녹십자 등 역량 있는 백신 제조사들이 있다. 그러나 백신은 개발에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부담이 크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백신 제조사에게 102억 달러를 지원, 위험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백신 개발역량을 끌어올리고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려면 한국 정부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을까.

“박쥐에 있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다른 야생동물 등 중간 숙주를 거치면서 아예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될 수 있다. 이 바이러스가 또 다시 대유행을 불러올 수 있어서 새로운 감염병에 대해 적극 감시해야 한다. 기존 백신이 듣지 않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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