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 대한 야당의 증인 출석 요구가 쏟아졌다.
전날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네이버가 자사 쇼핑ㆍ동영상 서비스에 유리한 방향으로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ㆍ변경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한 점을 근거로 이해진 GIO가 국감에 출석해 직접 해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주질의 시작 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네이버가 갑질로 공공에 해악을 끼치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라며 “우월적 지위로 ‘빅 브라더’가 돼 공공의 이익보다는 본인들의 탐욕을 위해 거대 공룡이 되고 있는 데 대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 브라더’는 정보를 독점해 사회를 통제하는 거대 권력자를 뜻한다.
같은 당 허은아 의원도 “왜 네이버 의장이 증인으로 참석하지 못하는지 의문”이라며 “알고리즘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네이버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로, 인공지능(AI) 전문가이자 알고리즘을 제대로 알고 있는 야당 위원들이 있기 때문에 직접 와서 말해줬음 좋겠다”고 지적했다.
역시 같은 당인 박대출ㆍ김영식 의원 등도 이해진 GIO의 증인 채택을 재차 요구하자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22일, 23일 종합감사가 있는데 그 전인 15일까지 의결하면 된다. 그 문제를 여야 간사들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당 측 위원들은 네이버에 대한 언급을 삼간 채 5세대(5G) 이동통신과 통신비 등에 대해 질의했다.
하지만, 네이버와 관련한 국회의원 연구 단체를 놓고 여야는 고성이 오가는 입씨름을 벌였다.
박대출 의원은 올해 7월 출범한 ‘국회디지털경제 혁신연구포럼’에 대해 “네이버가 주도하는 인터넷기업협회가 국회에까지 손을 뻗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라며 “네이버의 국회 농단 의혹을 진상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인터넷기업협회가 포럼 출범 전에 이미 대표 선임과 운영 계획 등을 세워놓았다고 주장하면서 협회 작성 문건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이 포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네이버 부사장 출신의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끈했다. 윤 의원은 “네이버가 국회의원을 사주한다는 모욕적 얘기까지 하면서 여당뿐 아니라 야당 동료 의원까지 매도하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거듭 사과를 촉구했다.
두 의원이 언성을 높인 데 이어 양당 간사까지 가세하면서 공방은 더욱 거세졌다.
국민의힘 간사 박성중 의원은 윤 의원을 향해 “네이버 관련해서는 부사장까지 했고 자유롭지 못하다. 가능한 자제해 달라”고 힐난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정치 공세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지켜야 할 선은 있다. 어떤 의도로 질의했는지 잘 안다”며 윤 의원을 엄호했다.
이원욱 위원장이 2차례나 정회를 선포했지만 양측에서는 한동안 고성이 오갔다. 결국 박 의원이 유감 표명을 하며 논란은 일단락 됐다.
한편, 이날 과방위 국감은 낸시 메이블 워커 구글코리아 대표가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서 일반 증인이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치러졌다. 당초 과방위 의원들은 워커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구글이 구글플레이 결제 정책을 바꿔 모든 앱ㆍ콘텐츠 결제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떼가는 것에 대해 집중 질의할 계획이었지만 출석 하지 않으면서 맥빠진 ‘맹탕 국감’ 우려가 나온다.
구글은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달 29일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인앱 결제 시스템을 모든 디지털 콘텐츠 앱으로 확대하고, 결제 수수료 30% 적용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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