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NBC 프로그램 ‘지미 팰런쇼’에 출연한 방탄소년단(BTS)이 촬영 장소로 사용하면서 우리 경복궁이 화제가 됐어요. 이 참에 조선 4대궁과 종묘를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7일 서울 삼청로 경복궁 흥복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명하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장이 제시한 키워드는 ‘온라인'이었다.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올해로 6번째를 맞은 ‘궁중문화축전’을 온라인 행사로 대대적으로 변신시킨다. 진옥섭 재단 이사장도 “코로나19로 위축될 게 아니라 그걸 기회로 삼아 지구촌 저편까지 축제를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거들었다.
궁중문화축전 10일 개막 ... 키워드는 '온라인'
궁중문화축전은 원래 매년 4월쯤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4대궁과 종묘 일대에서 야외 행사 위주로 열린 축제다. 올해부터 봄, 가을 두 차례 열기로 했는데, 그만 코로나19 때문에 봄 행사는 취소되고 가을 행사만 10일부터 한달간 열리게 됐다.
그렇다고 마냥 코로나19에 떠밀리기만 한 건 아니다. 주재연 축전 기획운영단 총괄코디네이터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축제라는 콘셉트 자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이미 확정돼 있었다”며 “관건은 경쟁력 있는 온라인 콘텐츠,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우선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가 주목된다. 국악인 안숙선,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피아니스트 임동혁 등 5명이 4대궁을 배경으로 자신의 삶과 예술을 풀어내는 ‘아티스트가 사랑한 궁’, 영조ㆍ사도세자ㆍ정조 이야기를 4부작 음악 드라마로 풀어낸 ‘시간여행 그날, 정조-복사꽃, 생각하니 슬프다’, 19세기 혼란에 빠진 조선을 개혁할 이로 주목 받았으나 요절해 버린 효명세자의 시를 현대적 춤과 음악으로 재해석한 ‘시간여행 그날, 효명' 등을 선보인다.
이들 온라인 프로그램들은 궁중문화축전 공식 유튜브(https://url.kr/JIL1Tt)에 순차적으로 공개한 뒤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어린이 위해 마인크래프트 게임 프로그램도
체험형 양방향 콘텐츠도 마련됐다. ‘랜선 어린이 궁중문화축전’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췄다. 인기게임 ‘마인크래프트’ 속에 조선시대 한양 거리 및 경복궁을 사실적으로 구현, 어린이들이 궁궐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과거 시험을 체험할 수 있게 꾸몄다. 경회루를 지어 보는 미션도 있다.
‘궁중문화축전을 집으로 배달합니다’에서는 조선왕실 등(燈) 만들기, 수문장의 칼ㆍ방패 세트, 증강현실(AR)로 궁을 체험하기 등 4가지 키트를 축전에 참여하기 어려운 신청자의 집으로 배달해 준다.
'경회루 판타지' 환상적 무대
오프라인 행사는 10~18일 집중적으로 연다. 그 중 최고의 야심작은 10일 오후 7시 개막식 때 선보이는 공연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다. 심청전을 노래, 춤, 음악 퍼포먼스로 각색한 것인데, 소리꾼 6명에다 무용수 50여명이 출연해 경복궁 경회루를 배경으로 환상적 무대를 연출한다.
연출을 맡은 조형제 감독은 “가장 아름다운 공연장에서 최고의 전통 예술을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17일까지 매일 한차례, 70명만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3만원. 이 무대 외에도 ‘창덕궁 약방’, ‘창경궁, 빛이 그리는 시간’ 등 체험형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나 본부장은 “이번 축전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우리 국민에게 위로와 안식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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