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경비대 부사령관 감염에 합참의장도 자가격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주하고 있다. 그는 퇴원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코로나19 위험성을 축소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백악관, 의회에 이어 군 주요인사까지 잇따라 코로나19에 걸리고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등 미국 지도부가 사실상 마비되고 있다.
하루 전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월러 리드 군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마스크를 벗어던졌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잇따라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매년 많은 사람이, 때로는 10만명 이상이 백신을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독감으로 사망한다”며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에겐 (독감보다) 훨씬 덜 치명적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민주당과의 코로나19 경기부양안 협상을 중지시키며 대립각을 세웠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선 “나는 협상팀에 (경기부양안) 협상을 대선 이후까지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며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꼬았다. 이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그가 뒤진 펜실베이니아주 여론조사 결과는 가짜라는 트윗도 게시했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증상이 없고 혈중 산소포화도 등도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난 괜찮다"는 트윗을 올렸다. 하지만 대통령의 공개 일정은 없었다.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옹호했다. 알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공보국장은 5일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도착 직후 행동과 관련, “이런 순간에 대통령이 자국민은 물론 면밀히 지켜보고 있는 동맹과 적국에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코로나19로 정부 기능에 문제가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악관에서 추가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했던 관계자 중 16명이 코로나19에 걸렸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특히 해안경비대 부사령관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마크 밀리 합참의장, 공군참모총장 우주사령관 등 고위 장성이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미 국방부는 성명에서 찰스 레이 해안경비대 부사령관이 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주 그와 같이 국방부에서 회의를 했던 밀리 합참의장 등도 예방적 격리에 들어갔다. 국방부는 “군사 준비태세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펜타곤이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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