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 화물차주 사망사고 '허위보고' 의혹

정의당 강은미 의원 "국회 제출 작업 인원 틀려"

태안화력.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달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화물차주 사망사고와 관련해 서부발전이 작업계획서 등을 허위로 작성해 국회에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서부발전이 지난달 16일 제출한 ‘태안발전본부 안전사고 보고자료’ 분석 국감 자료를 공개했다.

강 의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사고 당시 현장에는 사망 화물차주와 서부발전 직원 1명, 신흥기공 직원 2명, A협력사 직원인 지게차 운전기사 1명, 다른 화물차 기사 2명 등 총 7명이 있었던 것으로 경찰과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밝혀졌다.

하지만 서부발전이 제출한 지게차 작업계획서에는 작업 인원이 신흥기공 소속 작업 지휘자 1명 외 작업 인원 6명(시점부ㆍ종점부 각 3명), 유도자 2명(시점부ㆍ종점부 각 1명) 등 총 9명으로 돼 있다.

이에 따라 강의원은 서부발전이 관련 자료를 허위로 제출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A협력사 직원을 지게차 운전에 투입한 점도 지적했다.

강 의원은 “공사에 원청(발전사), 도급사(신흥기공), A협력사, 화물차주 등 4곳의 인원이 투입됐다”며 “A협력사 직원은 발전소 내 경상정비 등을 위한 인원임에도 서부발전은 도급 범위를 넘어 인력을 운영했으며 이런 다단계 구조는 안전에 매우 취약하다”고 밝혔다.

이어 “원청의 지시로 짐 싣기 업무에 투입된 A협력사 직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원청이 책임을 외주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부발전은 “당시 작업이 제1부두 한곳에서 이뤄지다 보니 시점부 작업자 3명이 종점부까지 계속 일을 했고, 유도자도 마찬가지”라며 “작업 인원과 유도자를 시점부와 종점부로 나눠 3명씩이라고 한 것은 작업계획서 양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는 서부발전 직원 1명, 신흥기공 직원 2명, 숨진 화물차주를 비롯한 운전기사 3명, 지게차 운전기사 1명 등 총 7명이 있었던 게 맞다”고 밝혔다.

태안화력에서는 지난달 10일 오전 신흥기공과 일일 계약한 화물차주 A(65)씨가 제1부두에 있던 2톤짜리 스크루 5대를 자신의 4.5톤 화물차에 옮겨 싣고 끈으로 묶는 과정에서 갑자기 굴러 떨어진 스크루에 깔려 숨졌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