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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사라지는 두 얼굴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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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사라지는 두 얼굴의 호수

입력
2020.10.07 07:00
수정
2020.10.07 11:25
0 0

철길이 막아 한쪽 염분 높아져 신비로운 붉은색 띄어
대지미술 '나선형 방파제' 눈길
생태ㆍ관광 ㆍ다양한 산업지원 하지만 점차 메말라가

5일 짙은 녹색과 신비로운 붉은색을 띤 미국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 호를 가로지르는 철길을 열차 한 대가 달리고 있다. 철길을 사이로 물의 색이 다른 것은 염분 함량이 높을수록 번성하는 미생물 때문이다. 그레이트 솔트 호의 면적은 본격적인 탐사가 시작된 1840년대 이후 50%가 줄었다. 호수의 크기가 줄어든 이유는 가뭄뿐만 아니라 인간의 지나친 물 사용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레이트 솔트 호=EPA 연합뉴스

5일 짙은 녹색과 신비로운 붉은색을 띤 미국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 호를 가로지르는 철길을 열차 한 대가 달리고 있다. 철길을 사이로 물의 색이 다른 것은 염분 함량이 높을수록 번성하는 미생물 때문이다. 그레이트 솔트 호의 면적은 본격적인 탐사가 시작된 1840년대 이후 50%가 줄었다. 호수의 크기가 줄어든 이유는 가뭄뿐만 아니라 인간의 지나친 물 사용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레이트 솔트 호=EPA 연합뉴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인 유타 주의 '그레이트 솔트 호(Great Salt Lake)'를 가로지르는 철길 위에 기차 한대가 마치 네덜란드 화가 몬드리안의 그림 위를 질주하며 색을 분할 듯 펼쳐지는 풍경이 경이롭다.

한 호수에 두가지 색이 나타나는 것은 세계적 규모의 소금 호수 중 하나인 '그레이트 솔트 호'에 1950년대 건설된 철길이 물의 흐름을 막아 한쪽의 염분이 높아져 만들어낸 신비로운 현상이다.

인근에 자리한 골든 스파이크 국립 사적지의 오래된 부두, 사용하지 않는 석유 굴착 장치 등 산업 잔재 위로는 외계인이 남기고 간 낙서 같은 대지미술도 그 신비로움을 더한다. 황량함 속에서 무한한 영감을 얻은 예술가들의 작품들이다.


관광객들이 4일 미국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 호 해안가에 전시된 대지예술가 로버스 스미스슨의 '나선형 방파제(Spiral Jetty)'를 방문하고 있다. 1970년대 설치된 이 작품은 2002년까지 물에 잠겨 있다가 수면이 낮아지면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레이트 솔트 호=EPA 연합뉴스

관광객들이 4일 미국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 호 해안가에 전시된 대지예술가 로버스 스미스슨의 '나선형 방파제(Spiral Jetty)'를 방문하고 있다. 1970년대 설치된 이 작품은 2002년까지 물에 잠겨 있다가 수면이 낮아지면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레이트 솔트 호=EPA 연합뉴스


그중 1970년 4월 대형 덤프트럭과 트랙터 등 중장비를 이용해 6,650톤의 바위를 호수로 끌어들여 만든 길이 460m, 폭 4.6m의 기하학적인 구조물인 대지미술가 로버트 스미스슨의 작품 '나선형 방파제(Spiral Jetty)' 가 눈길을 끈다.

호수에 물이 차면서 사라졌던 '나선형 방파제'는 2000년 초 가뭄으로 호수의 수면이 낮아지면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잡고 있다.

하지만 예술가의 작품을 쉽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만은 아니다.

그레이트 솔트호 자문위원회는 길이 120km, 너비 56.3m였던 호수에 유입되는 물의 양이 계속 줄어들면서 지난 10년간 수심이 약 3.35m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호수가 발견되고 본격적인 탐험과 조사가 시작된 1840년대 이후 50%가 줄어든 것이다.


미국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 호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4일 소금평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그레이트 솔트 호=EPA 연합뉴스

미국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 호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4일 소금평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그레이트 솔트 호=EPA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호수의 크기가 줄어들고 수심이 낮아지는 원인이 오랜 가뭄뿐만이 아니라 농업과 공업용수 등 각종 산업에서 인간의 지나친 물 사용도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호수가 줄어드는 문제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경제에 큰 손실을 줄 뿐만 아니라 호수가 메말라 바닥이 노출되어 바람에 날리는 먼지가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등 각종 환경문제도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며 호수를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메말라가는 그레이트 솔트 호는 인간에게도 호수를 찾는 250종 이상의 철새들에게도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4일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 호의 소금평원에서 관광객들이 일몰을 바라보고 있다. 그레이트 솔트 호=EPA 연합뉴스

4일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 호의 소금평원에서 관광객들이 일몰을 바라보고 있다. 그레이트 솔트 호=EPA 연합뉴스


4일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 호의 소금평원에서 관광객들이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그레이트 솔트 호=EPA 연합뉴스

4일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 호의 소금평원에서 관광객들이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그레이트 솔트 호=EPA 연합뉴스


4일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 호 해안가에 설치된 대지 예술가 로버트 스미스슨의 거대한 '나선형 방파제(Spiral Jetty)'. 그레이트 솔트 호=EPA 연합뉴스

4일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 호 해안가에 설치된 대지 예술가 로버트 스미스슨의 거대한 '나선형 방파제(Spiral Jetty)'. 그레이트 솔트 호=EPA 연합뉴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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