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이 막아 한쪽 염분 높아져 신비로운 붉은색 띄어
대지미술 '나선형 방파제' 눈길
생태ㆍ관광 ㆍ다양한 산업지원 하지만 점차 메말라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인 유타 주의 '그레이트 솔트 호(Great Salt Lake)'를 가로지르는 철길 위에 기차 한대가 마치 네덜란드 화가 몬드리안의 그림 위를 질주하며 색을 분할 듯 펼쳐지는 풍경이 경이롭다.
한 호수에 두가지 색이 나타나는 것은 세계적 규모의 소금 호수 중 하나인 '그레이트 솔트 호'에 1950년대 건설된 철길이 물의 흐름을 막아 한쪽의 염분이 높아져 만들어낸 신비로운 현상이다.
인근에 자리한 골든 스파이크 국립 사적지의 오래된 부두, 사용하지 않는 석유 굴착 장치 등 산업 잔재 위로는 외계인이 남기고 간 낙서 같은 대지미술도 그 신비로움을 더한다. 황량함 속에서 무한한 영감을 얻은 예술가들의 작품들이다.
그중 1970년 4월 대형 덤프트럭과 트랙터 등 중장비를 이용해 6,650톤의 바위를 호수로 끌어들여 만든 길이 460m, 폭 4.6m의 기하학적인 구조물인 대지미술가 로버트 스미스슨의 작품 '나선형 방파제(Spiral Jetty)' 가 눈길을 끈다.
호수에 물이 차면서 사라졌던 '나선형 방파제'는 2000년 초 가뭄으로 호수의 수면이 낮아지면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잡고 있다.
하지만 예술가의 작품을 쉽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만은 아니다.
그레이트 솔트호 자문위원회는 길이 120km, 너비 56.3m였던 호수에 유입되는 물의 양이 계속 줄어들면서 지난 10년간 수심이 약 3.35m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호수가 발견되고 본격적인 탐험과 조사가 시작된 1840년대 이후 50%가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호수의 크기가 줄어들고 수심이 낮아지는 원인이 오랜 가뭄뿐만이 아니라 농업과 공업용수 등 각종 산업에서 인간의 지나친 물 사용도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호수가 줄어드는 문제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경제에 큰 손실을 줄 뿐만 아니라 호수가 메말라 바닥이 노출되어 바람에 날리는 먼지가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등 각종 환경문제도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며 호수를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메말라가는 그레이트 솔트 호는 인간에게도 호수를 찾는 250종 이상의 철새들에게도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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