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전 채널A 기자 편지에 공포감 느꼈다"
제보자X는 불출석... "한 검사장 수사 이후 증언"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피해자임을 자처하는 이철(55ㆍ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한동훈(47) 검사장과 관련해 “이름을 듣고 패닉 상태가 됐다”는 법정 증언을 6일 내놨다. 자신에 대한 협박성 취재를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와 연결된 검찰 고위 인사는 한 검사장이 맞다고도 주장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기자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 전 대표는 “(나를 접견하러 온) 변호사가 한 검사장 이야기를 했다”며 이 같이 증언했다. 그는 “(이 전 기자와 연결된) 검찰 고위 간부가 한 검사장이라고 이야기를 해서 다시 물었더니 ‘맞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서울)남부지검장 정도가 제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층 검사였다. 한 검사장 이름이 나와 거의 패닉 상태였다”고 당시 심경을 묘사했다. 하지만 ‘한 검사장이 연관됐다는 걸 어떻게 확인했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이 전 기자는 이 전 대표에게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 가능성 등을 언급한 편지 5통을 보내고, 이 과정에서 검찰 고위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우는 등 협박성 취재를 한 혐의(강요미수)로 재판에 회부됐다. 검찰은 한 검사장이 그 배후에 있다고 봤지만, 아직 그를 공범으로 기소하진 않은 상태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이 전 기자의 편지를 처음 받았던 순간에 대해 “너무 황당해 마음이 불편했지만 그냥 무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번째 편지를 받은 이후로는 “검찰이 목적을 갖고 수사하면 무죄여도 소명이 어렵다는 걸 안다.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특히 ‘가족들도 처벌받을 것’이란 내용이 적힌 네 번째 편지와 관련, “내가 어떻게 이용당할지 전반적으로 느낄 수 있어 공포감을 느꼈다”고도 진술했다.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반대신문에서 “편지 내용을 보면 '제보하지 않으면 검사에게 말해서 수사를 강하게 받도록 하겠다'는 식의 불이익을 직접 언급한 내용은 전혀 없지 않냐”고 따져물었다. 이 전 대표는 “문구 하나만 미시적으로 보면 그렇게 해석될 수 있지만, 전체 문맥은 제보를 안 하면 너에게 불이익이 갈 거라는 말로 이해했다”고 답했다.
다만 이날 함께 증언대에 설 것으로 예상됐던 ‘제보자X’ 지모씨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씨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 사건 담당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등기로 제출하고 증인 출석을 거부한 사실을 공개한 뒤, “한 검사장의 법정신문과 수사가 진행된 후라면 (법정에) 출석해 사실대로 증언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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