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동향'
지난달 물가지수 1.0% 상승... "6개월 만에 1%대"
배추 67.3% 등 농축수산물 급등 영향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저유가로 마이너스까지 넘나들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1%대를 회복했다. 긴 장마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한 데 더해, 전ㆍ월세 가격도 급격히 오른 영향이 컸다.
장마가 끌어올린 물가
6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20(2015=100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1%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올해 3월 이후 6개월 만이다. 4~8월에는 -0.3~0.7%의 저물가가 지속됐다.
지난달 물가를 끌어올린 최대 요인은 작년보다 13.5%나 급등한 농축수산물이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체 물가를 1.07%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사상 최장 장마로 농산물 생산과 출하가 감소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정 내 축산물 소비가 증가한 탓이다. 특히 배추(67.3%), 무(89.8%), 토마토(54.7%), 국산 쇠고기(10.6%) 등에서 상승폭이 컸다.
집세 2년만에 최대 상승... 외식비도 올라
최근 요동치는 전ㆍ월세 시장도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집세는 작년보다 0.4% 올라 2018년 10월(0.4%)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2017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줄곧 하락하던 월세(0.3% 상승)는 2017년 2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전세도 0.5% 오르며 4월부터 6개월 연속 오름폭이 확대되고 있다.
외식 물가도 1.0% 올라 올해 처음 1%대에 진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 장사가 어렵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메뉴판 가격도 덩달아 뛴 것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외식은 매년 보통 2~3%씩 오르는데 올해 상승폭이 워낙 낮았다"면서 "돼지고기, 쇠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외식 물가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석유류 등 일부 품목에선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다. 석유류 물가는 12.0% 떨어지면서 8월(-10.0%)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석유류 가격과 연동되는 전기ㆍ수도ㆍ가스 물가 역시 전년 대비 4.1% 떨어졌다.
"10월 물가도 기후 여건이 변수"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을 제외한 장기 물가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9%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도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물가 추이도 농산물에 달렸다. 안 심의관은 "채소는 생육기간이 70~80일 정도로 10월말, 11월초쯤 되면 장마 이후 자라는 배추, 무가 출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0월 물가는 향후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가을 태풍 등 기후 여건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4차 추경(추가경정예산)에 포함된 통신비 지원은 서비스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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