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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에 잠자던 물가도 '고개'… 전월셋값은 2년 만에 최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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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에 잠자던 물가도 '고개'… 전월셋값은 2년 만에 최대 급등

입력
2020.10.06 21: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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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동향'
지난달 물가지수 1.0% 상승... "6개월 만에 1%대"
배추 67.3% 등 농축수산물 급등 영향

추석을 일주일 앞뒀던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작은 배추 3포기 가격이 7,000원으로 올랐다. 홍인기 기자

추석을 일주일 앞뒀던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작은 배추 3포기 가격이 7,000원으로 올랐다. 홍인기 기자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저유가로 마이너스까지 넘나들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1%대를 회복했다. 긴 장마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한 데 더해, 전ㆍ월세 가격도 급격히 오른 영향이 컸다.

장마가 끌어올린 물가

6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20(2015=100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1%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올해 3월 이후 6개월 만이다. 4~8월에는 -0.3~0.7%의 저물가가 지속됐다.

지난달 물가를 끌어올린 최대 요인은 작년보다 13.5%나 급등한 농축수산물이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체 물가를 1.07%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사상 최장 장마로 농산물 생산과 출하가 감소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정 내 축산물 소비가 증가한 탓이다. 특히 배추(67.3%), 무(89.8%), 토마토(54.7%), 국산 쇠고기(10.6%) 등에서 상승폭이 컸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집세 2년만에 최대 상승... 외식비도 올라

최근 요동치는 전ㆍ월세 시장도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집세는 작년보다 0.4% 올라 2018년 10월(0.4%)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2017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줄곧 하락하던 월세(0.3% 상승)는 2017년 2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전세도 0.5% 오르며 4월부터 6개월 연속 오름폭이 확대되고 있다.

외식 물가도 1.0% 올라 올해 처음 1%대에 진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 장사가 어렵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메뉴판 가격도 덩달아 뛴 것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외식은 매년 보통 2~3%씩 오르는데 올해 상승폭이 워낙 낮았다"면서 "돼지고기, 쇠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외식 물가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석유류 등 일부 품목에선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다. 석유류 물가는 12.0% 떨어지면서 8월(-10.0%)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석유류 가격과 연동되는 전기ㆍ수도ㆍ가스 물가 역시 전년 대비 4.1% 떨어졌다.

"10월 물가도 기후 여건이 변수"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을 제외한 장기 물가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9%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도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물가 추이도 농산물에 달렸다. 안 심의관은 "채소는 생육기간이 70~80일 정도로 10월말, 11월초쯤 되면 장마 이후 자라는 배추, 무가 출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0월 물가는 향후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가을 태풍 등 기후 여건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4차 추경(추가경정예산)에 포함된 통신비 지원은 서비스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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