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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찾은 폼페이오, 쿼드서 '중국 포위망' 구축 과시

입력
2020.10.06 21:30
수정
2020.10.06 21:46
15면
0 0

폼페이오 방한 취소에도 日서 열린 쿼드 참석
美ㆍ日ㆍ豪ㆍ印,? 인도ㆍ태평양 협력 재확인
폼페이오 "힘으로 약자 괴롭히는 국가" 中 비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6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 등 4개국 외교장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수부라함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장관, 스가 총리,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도쿄=AP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6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 등 4개국 외교장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수부라함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장관, 스가 총리,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도쿄=AP 연합뉴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 등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외교장관 회의가 6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 일정을 축소하면서 쿼드 회의에만 참석한 것은 '중국 포위망' 구축을 과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光) 일본 외무장관,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수부라함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 실현을 위한 협력을 재확인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후 13개월 만이다. 4개국 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외교장관 회의를 정례화하는 데 합의했다.

쿼드 회원국들은 각자 중국과의 현안을 갖고 있다. 미국은 무역과 안보분야는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 공방 등 중국과의 전선을 넓히고 있다. 일본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주변의 중국 선박 항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호주와 인도는 각각 무역과 국경 분쟁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다만 회의 후 공동성명 발표는 보류됐다. 외무성 간부는 이에 “4개국의 생각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본은 미일동맹 및 쿼드 회원국과의 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동시에 경제회복을 감안해 중국과의 관계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과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도 전방위 외교를 지향하고 있어 갈등은 가급적 피하겠다는 게 속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이 이날 “쿼드 회의가 특정 국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이달 방일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중국과 대립각을 세울 경우 중일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반면 미국은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에 맞서기 위해 쿼드 회원국과 포위망을 확고히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NHK 등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해양 진출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군사력이나 위압적인 힘을 사용해 약자를 괴롭히는 국가에 세계가 지배당해도 좋은가”라며 쿼드 회원국 외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ㆍ지역과 연계할 뜻을 밝혔다. 홍콩과 대만 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에 대해선 “미국 대 중국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와 전제정치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문제”라며 국제사회가 함께 중국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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