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서서 마스크 벗고 사진촬영
美 언론 "바이러스 위험 무시" 비판
역시 버릇은 숨길 수 없는 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복귀하자마자 마스크를 벗어 던졌다. 확진 판정을 받은지 나흘 밖에 안됐는데도, 맨 얼굴로 생방송 TV 카메라 앞에 선 모습에 미 언론은 아연실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40분쯤 메릴랜드주(州) 베데스다 월터 리드 군병원를 나섰다. 그는 병원 밖으로 나와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듯, 취재진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이어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원을 이용해 15분 뒤 백악관에 도착했다.
문제는 그 뒤에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2층 발코니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마스크를 벗어 양복 주머니에 넣었다. 이후 떠나가는 마린원을 향해 경례했다. 주변에는 백악관 전속 사진사와 경호원들이 있었지만, 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미 언론은 ‘깜짝 외출’에 이은 대통령의 연이은 돌발행동에 난색을 표했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날 메인 홈페이지에 트럼프가 마스크를 벗고 백악관 발코니에 서 있는 사진을 중앙에 크게 배치한 뒤 “대통령이 바이러스 위험을 무시하고 백악관으로 복귀했다”고 꼬집었다. CNN방송도 그가 마스크를 벗는 영상을 올리고 “바이러스 감염에도 불구, 백악관으로 돌아와 마스크도 없이 사진촬영을 했다”고 지적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 역시 최근 백악관 직원 12명 이상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고,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까지 확진되는 등 백악관 내 감염 확산이 급증하는 사실을 들어 트럼프의 행동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트럼프의 상태가 호전됐다고 설명하면서 “백악관에도 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퇴원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원 의료진은 트럼프의 조기 퇴원을 매우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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