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 회장 "지금은 기업 활력 제고 할 때"?
공정경제 3법 등 적용 시기 늦춰달라는 제안에?
이 대표 "기업 골탕 먹이려는 것 아냐" 완곡히 거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공정경제 3법' 처리를 지연해 달라는 재계 요청을 거부했다.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으로 알려진 공정경제 3법에 대해 재계에선 '기업 옥죄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이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현재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영·고용 상의 위기를 맞아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서 기업의 활력을 살리고 경쟁력을 높여야 하지만, 국회에는 상법, 공정거래법,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관련 노조법 등 200건이 넘는 기업규제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손 회장은 이어 "지금은 우리 기업들이 당면한 경영위기 극복에 전력투구하고 모든 가용자원을 투자와 고용유지에 투입해야 하는 시기임을 감안할 때 이번 국회에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사안을 중점적으로 다뤄달라"며 "시급하지 않은 경제제도에 관한 사안들은 우리 경제가 정상화된 이후에 중장기적으로 다뤄 나갈 수 있도록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공정경제 3법 등의 적용 시기를 늦춰 달라고 제안한 것이다.
손 회장은 마지막으로 "경제계는 정신없이 쏟아지는 법안들에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경제계의 입장이 반영된다면)경제계도 경제 회복과 일자리를 위해 최선을 노력으로 화답할 것을 약속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오성엽 롯데지주 사장,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경총 소속 6개 대기업 사장단도 참석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경제계의 이런 요청을 완곡하게 거절했다. 이 대표는 "공정경제 3법을 비롯한 여러 법안에 대한 기업의 우려가 큰 만큼 앞으로도 기업들과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하는 기회를 가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예컨데 외국 헤지펀드가 한국 기업을 노릴 수 있게 틈을 열어주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우려를 듣고 보완할 게 있으면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정경제 3법은 오래된 현안이고, 우리 기업의 건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 골탕 먹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며 "입법방향을 바꾸거나 시기를 늦추기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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