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대면 외교를 위한 해외 출장 건수가 한반도 주변국 외교 사령탑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국, 일본 장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광폭 외교를 이어간 것과 대조된다.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외교부 자료 등을 토대로 올해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외교 수장의 공식 해외 출장 일정을 분석한 결과, 강 장관의 해외 출장은 총 5회에 걸쳐 5개국(미국, 독일, 스위스, 영국, 베트남)을 방문하는 데 그쳤다. 이 중 양자 회담은 △영국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2월 26일) △한국ㆍ독일 외교장관 전략대화(8월 10일) △한국ㆍ베트남 외교장관 회담(9월 18일) 등 3회 뿐이었다.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올해 출장 횟수만 15회에 방문 국가는 38개국에 이른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현재까지 8회 출장에 16개국을 다녔고,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5회 출장에 16개국을 방문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 외교 수장은 코로나 사태와 미국 대선, 미중 갈등 등으로 인한 동북아 정세 격변에 대비해 실리 외교를 도모했다. 왕 부장은 8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 중앙아시아 국가 등을 방문해 전략적 연대와 코로나19 방역 등의 현안을 논의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8월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남중국해 분쟁 지역 주변국을 찾아 공적개발원조(ODA)를 약속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박진 의원은 "외교부가 코로나19를 핑계로 소극적인 외교를 펼친 탓에 한국이 국제 외교 레이더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폼페이오 장관과 왕 부장이 이달 방한을 연기한 것도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면 외교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여 있는 만큼, 화상회의와 전화통화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한 발 빠른 전방위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