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소비자물가동향... 농축수산물 13.5% 상승
월세도 0.3% 올라 3년 7개월만에 최대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낮은 국제유가로 얼어붙었던 물가가 6개월 만에 1%대 상승률을 회복했다. 전ㆍ월세가 급격히 오른 데 더해 긴 장마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20(2015=100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 1%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올해 3월 이후 6개월 만이다. 4~8월에는 -0.3~0.7% 사이의 저물가 현상이 지속됐다.
물가를 끌어올린 품목은 단연 농축수산물이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3.5%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1.07%포인트 끌어올렸다. 사상 최장 기간 장마로 농산물 생산과 출하가 감소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정 내 축산물 소비가 증가한 탓이다. 품목별로는 배추(67.3%), 무(89.8%), 토마토(54.7%), 국산쇠고기(10.6%) 등에서 상승폭이 컸다.
요동치는 전ㆍ월세 시장도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집세는 1년 사이 0.4% 올라 2018년 10월(0.4%)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심지어 월세는 0.3% 올라 2017년 2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2017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어진 월세 하락세를 마감한 데 이어 본격적인 상승 추세에 돌입한 것이다.
외식 물가는 1.0% 올라 올해 처음 1%대에 진입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전해 외식 장사가 어렵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메뉴판 가격도 덩달아 뛴 것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외식은 매년 보통 2~3%씩 오르는데 올해 상승폭이 워낙 낮았다"면서 "돼지고기, 쇠고기 가정 내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오르면서 해당 식재료를 이용하는 쪽에서 물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9%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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