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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폼페이오 안 온다 하니... 中 왕이도 한국 안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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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폼페이오 안 온다 하니... 中 왕이도 한국 안 온다

입력
2020.10.05 20:30
수정
2020.10.05 20:58
8면
0 0

한국, 미중 간 '견제 수단'으로 전락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한국일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한국일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한국 방문 계획이 잠정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이 급작스럽게 취소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5일 "왕 부장 방한이 당장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후 방한 일정을 다시 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한중 외교 당국은 왕 부장의 방한 일정을 12~13일로 잡아두고 세부 일정을 조율해왔다. 왕 부장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일본 총리 예방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면서 방한을 함께 추진해왔으나 방일 계획이 10월 중순으로 조정되면서 한국 방문 일정도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계획이 연기된 것이 왕 부장의 일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왕 부장의 방한 계획을 두고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맞불성 동선이라는 분석도 제기된 터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4~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대화(Quad·쿼드)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7일 한국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순방이 중국 포위망 구축에 있는 만큼 왕 부장으로선 한국 방문을 통해 미국을 견제할 필요성이 컸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연기되면서 왕 부장도 방한 일정을 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중 외교 수장이 잇따라 방한 일정을 미루면서 우리 정부로선 당장 미국과 중국 양측의 줄세우기 압박 부담은 덜긴 했으나 양국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우리 외교의 현실이 드러났다는 얘기도 나온다. 방한을 취소한 폼페이오 장관이 일본 방문은 계획대로 추진하면서 미일 관계와 대비되는 한미 관계의 불편한 현실이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에 이어 왕 부장도 방한을 연기하면서 한중 관계 역시 중국의 입맛에 따라 끌려다니는 측면이 드러난 셈이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5일 강 장관과의 통화에서 불가피한 사정으로 방한을 연기한 데 대해 양해를 구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강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연기돼 아쉽다"고 전했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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