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범죄 전담부서에서 재수사
미국 휴대폰 제조사 애플이 아이폰6의 운영체제(iOS)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의혹을 재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고발인을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2부(부장 조상원)는 6일 아이폰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린 의혹을 받는 애플 경영진을 사기 등 혐의로 고발한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고검이 올해 7월 서울중앙지검에 해당 사건을 다시 수사하라는 재기수사명령을 내린 뒤 첫 고발인 조사다.
앞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018년 1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대니얼 디시코 애플코리아 대표를 사기, 재물손괴, 컴퓨터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를 수사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고발 2년 만인 올해 1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했다. 그러나 서울고검이 이 사건을 다시 수사하라고 명령했고, 서울중앙지검은 재기수사명령이 내려진 뒤 사건을 정보통신범죄를 전담하는 형사12부에 배당해 수사 자료를 검토해 왔다.
해외에서 애플이 소비자들에게 성능 저하로 인해 손해를 배상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한국 검찰의 재수사 결과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경제소비부정행위방지국이 올해 2월 아이폰 성능 조작 의혹과 관련해 애플에 2,500만유로(약 341억원)의 벌금을 부과했고, 미국 역시 소비자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에서 1인당 25달러(약 3만원)를 지급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국 소비자 6만4,000여명도 2018년 3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상급 검찰청에서 그간 수사가 미진했다는 결론을 내린 만큼, 재수사가 제대로 이뤄져 소비자들의 피해가 구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2017년 1월 아이폰6 이용자들에게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제공했는데, 실제 업데이트를 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기 성능이 되레 저하됐다는 불만이 나왔다. 애플 측은 “전력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면서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이 저하될 수 있음을 시인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