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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살기 위해 월북의사 밝혔을 수도... 감청기록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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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살기 위해 월북의사 밝혔을 수도... 감청기록 공개하라”

입력
2020.10.05 14:50
수정
2020.10.0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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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6일 국방부에 감청기록 정보공개 청구키로
이래진씨 "동생 '월북 의사' 앞뒤 과정 담겼을 것"
피격 공무원 아들 '대통령께 드리는 글' 편지 써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씨가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씨가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북측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47)씨의 형 이래진(55)씨와 유족이 A씨 피격 당시 국방부가 확보한 북한 측 감청기록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에 나선다. 또 A씨의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이 쓴 ‘대통령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편지도 공개한다.

이씨는 5일 오전 ‘서해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에 대한 기자회견 알림’이란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취재진에 배포하면서 ‘내일(6일)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동생 피격 당시 국방부의 감청기록에 대한 정보공개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유족이 청구한 정보공개 대상은 △지난달 22일 오후 3시 30분부터 같은 날 오후 10시 51분까지 국방부에서 소지하고 있는 감청녹음파일(오디오자료) △지난달 22일 오후 10시 11분부터 같은 날 오후 10시 51분까지 피격 공무원의 시신을 훼손시키는 장면을 녹화한 파일(비디오자료) 등 2개다.

이날 기자회견은 법률대리인(변호사)과 함께하며, 고등학교 2학년인 A씨의 아들이 ‘대통령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편지도 공개할 예정이다. 편지는 이씨가 대신 읽기로 했으며, 내용은 당일 기자회견에서 공개한다.

이씨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북한군에 붙잡혔을 당시(9월 22일 오후 3시 30분 전후) 동생은 북방한계선(NLL) 남측에서 부유물에 의지해 30시간 이상 표류한 뒤여서 반실신 상태였을 것”이라며 “동생이 가장 가까이 보이는 육지까지 죽기 살기로 헤엄쳐 간 곳이 북한일 수 있고, 자신의 신분을 알렸는데도 여의치 않자 살아남고자 자진월북 의사를 표명했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소연평도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수사에 대한 중간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소연평도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수사에 대한 중간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하지만 국방부는 동생의 월북의사 표시 앞뒤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해당 부분만을 부각시켜 ‘자진월북’이라고 단정하고 있다”며 “경찰도 사건이 발생하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한다’고 하는데 왜 국방부는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고 ‘자진월북’이라고 단정하는 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감청기록에 동생의 월북 발언이 있었다면 해당 발언이 있기까지의 과정도 반드시 담겨 있을 것”이라며 “국방부는 해당 내용이 이미 언론에 공개된 만큼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불허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관계자도 최근 동생 가족 위로차 방문한 자리에서 ‘감청기록을 공개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공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해양경찰이 지난 3일 인천 연평도 서쪽~소청도 남쪽 해상에서 북측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의 시신 등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해양경찰이 지난 3일 인천 연평도 서쪽~소청도 남쪽 해상에서 북측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의 시신 등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한편 A씨의 시신과 유류품을 찾기 위한 군경의 수색이 보름째 이어지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전날까지 연평도 서쪽부터 소청도 남쪽까지 가로 96㎞, 세로 18.5㎞ 해상을 수색해온 군경은 이날부터 수색 범위를 남쪽으로 12.8㎞ 확대했다. 이에 따라 수색 범위는 가로 96㎞, 세로 33.3㎞가 됐다. 군경은 해상을 6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하고 있다. 해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가까운 3개 구역을, 해경은 나머지 3개 구역을 맡았다.

앞서 A씨의 실종 전 행적을 수사한 해경은 '국방부가 첩보를 분석해 제공한 자료와 국립해양조사원 등 4개 기관에서 내 놓은 해상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A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해경은 A씨의 정확한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그가 실종 전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499톤)의 폐쇄회로(CC)TV 감식과 주변인 추가 조사 등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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