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KBO리그 신인왕은 KT '슈퍼루키' 소형준(19)으로 굳어진 모양새다.
소형준은 지난 3일 LG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11승째를 올리며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던 LG '중고 신인' 홍창기의 최근 출루 페이스가 주춤하면서 무게 중심은 더욱 기울어졌다.
이제 남은 관심사는 소형준의 '기록 잔치'가 어디까지 이어지느냐다. 이미 고졸 신인으로는 2006년 한화 류현진(18승) 이후 14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고, KT 역대 토종 투수 최다승 기록까지 세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 시즌 배제성의 10승이었다.
11승은 리그 전체로도 다승 공동 8위이자 국내 선수 중 1위의 성적이다. 외국인투수가 점령하고 있는 랭킹 상위 10명 중 국내 선수는 소형준이 유일하다. 소형준에 이어서는 최원준(두산)과 박종훈(SK)이 10승을 올렸다. KT는 잔여 20경기를 남겨 놓아 소형준에게는 약 4차례 선발 등판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를 이어나간다면 국내 선수 최다승은 소형준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소형준은 지난 8월 1일 SK전부터 3일 LG전까지 패배 없이 7연승 중인데 이는 1992년 정민철(한화) 이후 28년 만의 순수 신인 선발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이다. 2006년 류현진도 6연승이 최다였다. 다음 등판에서 승리하면 이 부문 신기록을 달성한다. 자격을 가리지 않고 데뷔 시즌 선발 최다 연승으로 범위를 넓혀도 8연승이 최다 기록이다. 1983년 장명부(삼미)와 2013년 류제국(LG)이 '해외파' 신분으로 8연승을 달성한 바 있다.
올해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소형준은 데뷔전부터 KBO리그의 역사를 소환했다. 5월 8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통산 8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승리를 챙겼다. 2번째 등판이었던 삼성전에서는 김진우(2002년ㆍKIA)와 류현진(2006년)에 이어 고졸 신인 역대 3번째로 데뷔 후 2경기 연속 선발승을 달성했다.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건 6월 부진으로 한 차례 엔트리에서 제외된 직후부터다. 이강철 감독의 2주 휴식 처방은 '신의 한 수'가 됐고, 돌아온 소형준은 더욱 강력해졌다. 8월 5경기에서 4승을 따내며 평균자책점 1.57을 기록, 1983년 유두열(롯데)에 이어 고졸 신인 역대 2번째로 월간 MVP에 선정됐다. 소형준은 옥에 티로 지적됐던 평균자책점도 어느덧 4.11까지 끌어내려 3점대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명실공히 류현진 이후 최고의 '괴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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