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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지구' 만들어 기후 예측 정확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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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지구' 만들어 기후 예측 정확도 높인다

입력
2020.10.05 22: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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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슈퍼컴으로 수십배 정밀한 해상도로 예측
기후ㆍ기상 영향 주는 '나비효과'도 분석 가능
이르면 2025년 '디지털 지구' 시뮬레이션 완성

EU가 실시간으로 기후 분석과 예측이 가능한 '쌍둥이 지구' 프로젝트인 '데스티네이션어스' 구현에 착수했다. EU 제공

EU가 실시간으로 기후 분석과 예측이 가능한 '쌍둥이 지구' 프로젝트인 '데스티네이션어스' 구현에 착수했다. EU 제공

유럽연합(EU)이 지구 기후의 미세 변화까지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한 '데스티네이션 어스'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디지털로 구현한 '쌍둥이 지구'를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기후변화와 지구 환경에 이르는 광범위한 미래 예측까지도 목표로 삼았다. 일기예보의 정확성을 떨어트리는 난제인 '나비효과'도 분석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는 2일(현지시간) 발간한 최신호에서 "EU가 기존 연구보다 수십배 이상 정밀한 시뮬레이션을 목표로 데스티네이션 어스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사이언스는 "일반적인 기후 예측 모델은 50~100㎞ 해상도 기반인 데 비해 데스티네이션 어스는 1㎞ 해상도여서 근사치가 아닌 직접 분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U는 "정책 입안자들이 사회와 기후변화가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지 직접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EU는 80억유로(약 10조9,000억원)를 투입해 슈퍼컴퓨터 구축에 착수했다. 초당 10억번의 연산이 가능한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로 복잡다단한 지구 환경 구현에 나선 것이다. EU가 지구의 고해상도 모델링을 추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10억유로(약 1조3,600억원)를 투입해 차세대 일기예보 시스템을 구축하려다 계획을 중단했다. 이번 데스티네이션 어스 프로젝트는 기존 계획의 연장선에 있다고 사이언스는 전했다.

EU는 우선 2023년까지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한된 목적의 첫 디지털 지구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지구의 수를 점차 늘려 이르면 2025년에 이를 통합한 완전한 지구 시뮬레이션을 꾸릴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작물 성장과 대기오염, 산불 등 지구 환경과 영향을 주고 받는 데이터들의 실시간 분석이 가능해진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터센터의 기후과학자 프란시스코 도블라스레예스는 "화산이 폭발하면 몇 달 내에 열대성 호우가 내릴 수도 있다는 예측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세한 변화가 발단이 돼 예상치 못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는 나비효과까지 미리 대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EU 계획의 현실화에는 난제도 적지 않다. 당장 1㎞ 해상도의 예보를 위해선 기존 예보 모델에 수정이 필요하다. 현존하는 슈퍼컴퓨터로는 처리가 어려울 정도의 방대한 데이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도블라스레예스는 "일본 연구진의 1㎞ 해상도 실험 결과 단 며칠 동안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에 반년이 걸렸다"면서 "실시간 분석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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