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석주 전 국방부 정책실장 라디오 인터뷰
여석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말 한마디가 우리가 그동안 수십 년간 구축해온 대북정보체계에 커다란 구멍을 낼 수 있다"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최근 북한의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 "군 특수정보에 따르면 북한 상부에서 '762로 하라'고 했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여 전 실장은 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런 식으로 대북 첩보망에 커다란 손실을 가할 수 있는 행위는 정말 각별히 유의해야 된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권에 의해 군 등의 통신감청 내용이 흘러나오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국회 국방위원과 정보위원들은 군사기밀 취급 인가를 받았지만, 본인이 인지한 정보를 국민에게 그대로 전달할 권한이 부여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비밀을 보호할 의무가 분명히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여 전 실장은 이어 "2008년 당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양치질을 할 수 있다, 누가 부축해주면 일어설 수 있는 수준이라는 내용이 공개되는 바람에 대북 휴민트(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얻은 정보)에 커다란 구멍을 냈던 사례가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 상황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762'를 언급하면서 "북한군 소총의 (총알 구경) 7.62㎜를 지칭한다. 7.62㎜(를 사용하는) 소총으로 사살하라는 지시"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다고 봤다. "우리가 대북 군사정보 수집 수단을 유지하는 만큼 북한도 대(對)정보 수단을 운용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군사정보를 있는 그대로 통신할 리 없기 때문"이라는 게 여 전 실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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