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형제,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

지난달 14일 화재가 발생해 초등학생 형제가 크게 다친 인천 미추홀구 한 빌라 앞에 같은달 17일 물청소 작업 중에 떠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컵라면 용기가 물웅덩이 위에 떠있다. 연합뉴스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려다가 불을 내 크게 다친 초등학생 형제를 돕고 싶다는 온정의 손길이 계속되고 있다.
5일 초등생 형제 지원 지정 기부 신청을 받고 있는 사단법인 학산나눔재단 등에 따르면 화재로 중상을 입은 초등생 A(10)군과 그의 동생 B(8)군을 돕고 싶다며 모인 기부금 등은 2억원이 넘었다.
전날 기준으로 시민 750여명이 A군 형제를 위해 써달라며 학산나눔재단에 1억4,600여만원을 지정 기탁했다. 지정 기탁은 기부자가 기부금의 용도나 사용처를 지정해 기탁하는 것으로, 재단 측은 '화재 지원' 용도로 지정 기탁을 받고 있다.
학산나눔재단은 A군 형제의 입원비, 수술비, 화상 치료비 등 병원비가 계속 들어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추홀구와 협의해 모금 기한을 정하지 않고 기부금을 받기로 했다.
A군 형제에 대한 후원을 받고 있는 서울의 비영리 사단법인 '따뜻한하루'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1,011명이 약 4,506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A군 형제를 정기후원하겠다는 시민도 10명에 달했다. 따뜻한하루는 이들 형제가 입원해 있는 서울의 화상 전문병원에 후원금을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인천시교육청 소속 직원들은 성금 약 1,463만원을 모아 A군 형제가 다니던 학교에 지난달 말 전달했다.

지난달 14일 화재가 발생해 초등학생 형제가 크게 다친 인천 미추홀구 한 빌라 외벽이 17일 검게 그을려 있다. 연합뉴스
온몸의 40%에 3도 화상을 입은 A군과 전신의 5%에 1도 화상을 입은 B군은 상태가 나아져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형제는 화재 당시 유독 가스를 많이 마셔 자가 호흡이 어려워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치료를 받아왔다. A군은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호전됐으며 B군도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A군 형제는 지난달 14일 오전 11시 10분쯤 인천 미추홀구 한 4층짜리 빌라 2층에서 발생한 불로 크게 다쳤다. 이들 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다 실수로 불을 낸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