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예정됐던 미 공군 훈련기 사업자 선정 발표 연기
코로나로 미 국방예산 일부 보건복지로 전환 탓?
KAI 수주 가능성 높았지만...백지화 가능성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참여한 총 3,000억원 규모의 미 공군 훈련기 수주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업을 통해 약 10조원 규모의 미 공군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APT)의 추가 물량까지 노렸던 KAI의 전략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가 지난 3월 입찰에 참여한 미 공군의 훈련기 도입을 위한 사업자 선정이 이달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 올 상반기 발표에서 지난 8월로 미뤄진 데 이어 10월로 재차 연기됐지만 이번에도 불발로 끝났다. KAI 관계자는 “미 정부가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방 예산의 일부를 보건복지 예산으로 전환하면서 관련 예산을 마련하지 못한 것 같다”며 “사업자 선정이 언제쯤 이뤄질지 예상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미국 민항기 업체에서 훈련기 8대를 구매, 미 공군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사업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KAI로선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AI가 이번 사업에 내세운 국산 훈련기 T-50은 이미 개발을 완료해 미 공군의 시급한 훈련기 수요에 맞춰 즉각 생산 및 납품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미국 측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며 “더욱이 T-50은 다른 경쟁모델에 비해 향후 미 공군의 요구에 따라 무장공격기인 FA-50 등으로 쉽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KAI의 중장기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이번 사업을 발판으로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 참여 기회까지 엿보겠다는 게 KAI의 구상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KAI는 지난 2018년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에 입찰, 최종후보에 올랐지만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내세운 T-7A 레드호크에 밀려 탈락했다. 그런데 T-7A 레드호크는 현재 개발 중인 모델로 2024년쯤에나 도입될 예정이다. 미 공군은 그 사이 공백기를 메울 훈련기 8대가 필요했고, KAI가 이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것이다. 때문에 KAI는 T-50의 우수성이 향후 미 훈련기 운용 과정에서 입증되고 T-7A 레드호크 개발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T-50을 추가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KAI 관계자는 “미국 회계연도(10월1일~9월30일)가 이달 새로 바뀌는 만큼 올해 안에 미 공군 훈련기 사업자 선정 발표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며 “미 공군에 훈련기를 납품한다는 자체가 큰 의미인 만큼 KAI의 장기적인 매출 실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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