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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산성이 조상" "경찰방역"… 여야 '개천절 차벽'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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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산성이 조상" "경찰방역"… 여야 '개천절 차벽' 공방

입력
2020.10.05 08:04
수정
2020.10.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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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집회 봉쇄 여진으로 정치권 시끌

보수단체가 개천절 집회를 예고한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가 펜스와 차벽으로 둘러 쌓여있다. 경찰은 보수단체가 신고한 차량을 이용한 차량시위를 대부분 금지 통고하고 행정법원이 허가한 강동구 일대 9대 이하 차량시위만 허용했다. 뉴스1

보수단체가 개천절 집회를 예고한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가 펜스와 차벽으로 둘러 쌓여있다. 경찰은 보수단체가 신고한 차량을 이용한 차량시위를 대부분 금지 통고하고 행정법원이 허가한 강동구 일대 9대 이하 차량시위만 허용했다. 뉴스1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경찰의 봉쇄 조치를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광화문 광장에 등장한 경찰의 차벽을 '재인산성'이라며 야권에서 공권력 남용을 지적하자 여권에서는 2008년 '명박산성'을 들고나와 맞서는 모양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께서 개천절 집회를 막은 것에 대해 시비를 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평화로운 집회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차단하려던 명박산성과 군사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평범한 일상까지 제한했던 계엄령의 기억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라며 "두 가지 모두 국민의힘의 '조상' 격인 분들이 하셨던 일들인데, 주 원내대표는 그걸 잊었나 보다"라고 꼬집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여권에서는 광우병 촛불 시위를 막기 위해 이명박 정부가 광화문 광장에 컨테이너를 2단으로 쌓았던 명박산성과 이번 경찰 차벽의 취지가 다르다고도 주장했다. 윤 의원은 "광화문 광장의 차벽이 무엇을 막았나"라며 "명박산성이 막은 것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였다. 그러나 어제(3일) 설치된 광장의 차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은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시민불통의 벽'인 컨테이너벽과 '시민방역의 벽'인 경찰 차벽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라고 거들었다.

야권 "재인산성, 독재의 시대서나 볼 법"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오대근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야권에서는 한목소리로 '재인산성' '문(文)리장성'이라고 경찰의 차벽 설치를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가 코로나19를 빌미로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면서 이를 독재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광화문 광장을 경찰 버스로 겹겹이 쌓은 '재인산성'이 국민을 슬프게 했다"며 "사실상 코로나19 계엄령을 선포했던 것"이라고 정부를 향한 공격의 선봉에 섰다. 그는 "의료 방역, 보건 방역은 온데간데없고 정치방역, 경찰방역 국가가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재인산성, 이게 정상인가. 독재 시대 집회를 봉쇄하던 시절에나 볼만한 광경”이라고 평가했고, 김은혜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반정부 집회가 예상되는 도로에 '문리장성'을 쌓았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무엇이 그렇게 겁이 났는지 광화문에 재인산성 쌓아 놓고 국민들의 분노를 5공 경찰로 막고"라고 개천절 봉쇄 관련 비판 행렬에 가세했다. 홍 의원은 다만 여당이 아닌 야권을 향해 "분발하라. 나훈아 선생의 반만이라도 했으면 한다"라고 조언하면서 글을 맺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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