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 지지율에서 가장 낮은 추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 출범 한 달. 이 대표의 고민이 유독 깊어지는 대목이 있다. 바로 민주당을 향한 20대의 지지율이다. 민주당에 가장 냉랭한 60대와 비슷한 추세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2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당 평균 지지율을 훨씬 밑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사이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9월 1주차 27%(전 세대 지지율 39%) △9월 2주차 34%(전 세대 39%) △9월 3주차 29%(전 세대 36%) △9월 4주차 26%(전 세대 37%) 였다. 9월 4주차를 기준으로 다른 연령대를 보면 △30대 44% △40대 47% △50대 41% △60대 28%의 지지율을 보였다.
YTN 의뢰로 진행된 리얼미터의 지난달 여론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2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세대 중에서 가장 낮거나, 60대와 70대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불공정ㆍ북한 이슈에 20대는 민주당에 등 돌려
최근 20대의 민주당 외면 현상은 ‘불공정'이라는 뇌관을 건드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대 특혜 논란이 1차 요인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일 “20대가 민감해하는 이슈가 터졌는데도 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은 20대를 배려한 섬세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며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때와 사실상 다르지 않은 대처라 실망한 20대가 무당층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해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도 민주당엔 악재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대는 북한을 '민족'보다는 '기분나쁘고 성가신 이웃나라'로 여긴다"며 "북한 이슈가 등장한 후 20대가 확실히 이탈하는 조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청년과 여성 등 소수자와 관련해 적극적 행보를 했다. 20대 대학생인 박성민 최고위원과 노조위원장 출신의 박홍배 최고위원을 기용했고, 여성인 한정애 의원을 당 정책위의장에 임명하는 당직 인선으로 '청년ㆍ여성ㆍ노동자'에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지지율이라는 성적표엔 이 대표의 '노력'이 그다지 반영되지 않았다. 문제는 공정 이슈나 북한 이슈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20대는 반드시 잡아야 할 '대선 스윙 보터'
대권을 노리는 이 대표로선 특정 연령대의 당 지지율 하락을 대선과 연결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20대는 한 때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었다는 점에서 이탈이 뼈 아플 것이다. 2002년 16대 대선 이후 선거는 3040 vs 6070의 세대 대결 구도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무당층 성향의 20대는 캐스팅 보트로서의 힘이 점차 세지고 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라면 과거 민주당의 강한 지지기반이었던 20대를 잡아야 한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라며 “20대는 이슈마다 호응도가 달라 까다로운 편이라, 이 대표와 민주당이 앞으로 섬세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떠나는 20대를 잡기 위해 당내 청년 태스크포스(TF)를 이끄는 박성민 최고위원이 나서 ‘청년용 목요대화’를 구상 중이다. 20대의 목소리부터 직접 듣겠다는 구상이다. 박 최고위원은 “민주당에 청년을 위한 ‘핫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열린 대화’를 통해 청년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정책으로 구현하거나 당 기조에 반영해 정치 실효성을 느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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