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배우자의 '요트 구입 목적의 미국 여행 논란'은 여당조차 옹호하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의 전쟁을 펼쳐 온 여권을 겸연쩍게 만든 행보에 당 지도부는 싸늘한 반응을 내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서울 마포구 토끼똥공부방에서 코로나19 돌봄 취약 관련 현장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강 장관 남편의 여행’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전쟁 승리’에 사실상 사활을 걸고 있다. 8월 말 대표 취임 직후 당내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를 확대 재편해 직접 위원장을 맡는가 하면, 대표직 수락 연설에선 “실업자는 늘고 여러분의 삶은 더 고달파질 것”이라고 말하다 울컥하기도 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고위 공직자에,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 차원의 공식 유감 표명도 이어졌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강 장관 남편의 해외 여행은) 적절하지 않은 처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임이 분명하다”며 “명절 귀성길에 오르지 못한 수많은 국민께 국무위원의 배우자로 인해 실망을 안겨 드린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외교부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해외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특별 여행 주의보' 발령을 내린 주무 부처다. 정부는 방역 위기를 강조하며 고강도 거리 두기 조치를 시행했고, 이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 보전을 위한 추가경정예산도 잇달아 편성했다. 추석 연휴엔 '부모도 만나지 말라'는 초유의 권고를 내렸다. 여당으로선 강 장관과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를 옹호할 명분을 찾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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