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이 미국 대선을 전후한 한반도 안보 정세에도 적잖은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그의 병세는 산소호흡기를 낄 정도였다는 일부 보도에도 불구하고, 3일(현지시간) 트위터 동영상에 본인이 직접 출연해 상황 호전을 주장할 정도여서 일단 위중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한이 연기되는 등 외교 일정 차질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감염이 당장 한반도 상황에 던진 최대 변수는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 간 직접 대화 재개 등 ‘옥토버(10월) 서프라이즈’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선거 판세 반전을 노리는 트럼프의 이해를 감안해 북미 정상 간 ‘깜짝 회동’을 중재함으로써 대선 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상화를 모색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유엔 연설에서 ‘종전 선언’ 화두를 던진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7일로 예정됐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한까지 연기됨으로써 대선 전 북ㆍ미 대화 재개는 사실상 무산됐다. 그 동안 정부가 북미 대화 재개에 힘을 쏟았던 건 궤도이탈 상태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대선 전에 재건함으로써 미국 대선이 한반도 위기를 증폭시키는 쪽으로 기울 가능성을 차단하려던 포석이었다. 트럼프의 감염으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한반도 안보는 더욱 예민하고 복잡한 국면을 맞을 위험이 커지게 됐다.
지난 1일 코리아소사이어티 대담에서 역대 미국무부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들은 현 상황대로라면 미 대선 전후 대화국면 조성을 위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당 75주년 열병식 때 공개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이동식발사대가 한미 정보당국에 포착됐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코로나19 감염이 한반도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예방 외교가 더욱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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