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5회 연속 만선 기록
하반기 해운 운임 상승과 맞물려 실적 개선 지속 전망
HMM의 열 두 번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인 ‘HMM 상트페테르부르크호’가 지난달 30일 중국 옌톈에서 1만9,529TEU를 선적하면서 만선(滿船)으로 유럽으로 출항했다. HMM 제공
올해부터 HMM(옛 현대상선)에서 투입한 세계 최대 크기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이 모두 ‘만선(滿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운 운임까지 상승세를 보이면서 회사측에선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HMM은 지난달 30일 오후 9시 ‘HMM 상트페테르부르크’호가 1만9,529TEU(TEU는 6.096m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 단위)를 선적해 유럽으로 출항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5월 만선 기록을 경신한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올해 투입된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호척 모두가 만선 출항에 성공한 셈이다.
HMM 알헤시라스호를 비롯해 2호선인 ‘HMM 오슬로’호, 3호선 ‘HMM 코펜하겐’호의 경우 유럽에서 복귀 후 재출항한 두 번째 항차에서도 만선으로 나섰다. 이에 따라 HMM의 초대형 컨테이선은 총 15회 연속 만석 기록도 이어갔다. HMM은 내년 1만6,000TEU 급 컨테이너선 8척을 추가로 인도받는 등 2022년까지 선복량 100만TEU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100만TEU는 옛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합친 수준이다.
지난 4월말부터 약 5개월동안 15번의 운항에 선적된 화물량은 약 30만TEU로, 이를 톤수로 환산하면 약 300만톤이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EU회원국(27개국)으로 수출된 연간 물동량 1,170만톤의 약 25% 수준이다. 또 30만TEU의 컨테이너박스를 일렬로 나열한 길이는 약 1,800㎞로, 제주도에서 홍콩까지의 직선거리(1,732㎞)보다 길다.
2만4,000TEU급 초대형 선박에 실린 화물도 다양하다. 한국에선 주로 플라스틱, 소형가전, 화학제품, 신발, 금속, 섬유 등의 제품들이 유럽으로 수출됐다. 중국에선 기계, 가구, 조명, 완구류, 운동기구, 목재 등의 제품들이 실렸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돌아오는 운항편에는 목재, 기계, 냉동 소고기, 종이, 탈지분유, 맥주, 주방용품, 냉동 어류, 사료, 와인 등이 주로 수입되고 있다.
덕분에 HMM 실적도 상승세다. HMM은 올 2분기 1,367억원의 영업이익을 가져오면서 2015년 1분기 이후 21분기 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4월부터 회원으로 활동한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회원사들과의 협력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최근엔 컨테이너선 운임료의 척도가 되는 중국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가 1421.75(9월 25일 기준)로 2012년 7월 중순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배재훈 HMM 사장은 “그간 우리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해 경영위기에 처한 HMM을 적극 지원해준 덕분에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견실한 경쟁력을 갖춘 대한민국 대표 해운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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