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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ㆍ건망증 헷갈리는데…‘힌트’로 구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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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ㆍ건망증 헷갈리는데…‘힌트’로 구분하세요

입력
2020.10.03 16:52
수정
2020.10.0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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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가운데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이 10%로 추정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65세 이상 가운데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이 10%로 추정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수록 생명을 위협하는 암에 걸리는 것만큼 정상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치매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 치매는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경제ㆍ정신적 고통을 크게 주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치매(dementia)는 ‘정신이 없는 상태’라는 라틴어 ‘de(out of) + ment(mind) + ia(state of)’에서 유래된 용어다. 병명이 아닌 병적 상태를 뜻한다. 뇌 신경세포가 손상돼 기억력을 포함한 2가지 이상의 인지 기능(언어능력, 판단력, 수리력, 기억력, 시지각력, 시공간구성능력, 실행기능장애) 장애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때를 말한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치매인 사람은 1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남성은 38%, 여성은 62%로 여성 환자가 더 많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5~69세 4.2%, 70~74세 9.0%, 75~79세 23.3%, 80~84세 27.2%, 85세 이상이 33.7%를 차지한다.

박기정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발생 빈도는 높아진다”며 “다양한 발병 원인이 있지만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은 75%를 차지할 만큼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했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에 대해 여러 가설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나쁜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혹은 비정상적인 타우 단백질이 뇌 속에 쌓여 신경세포들이 손상되고 뇌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위험 요인은 머리 손상, 우울증, 저학력 이외에도 최근에는 유전적인 요인과 혈관 위험 인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초기 증상은 사소한 기억력 감퇴다. 최근 기억이 저하되고 새로운 이름을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더욱 악화되고, 사고력ㆍ이해력ㆍ계산 능력 등 인지 기능 등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결국 혼자서는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박기정 교수는 “익숙하게 사용하던 도구를 잘 사용하지 못하고, 성격의 변화나 이상 행동이 관찰되기도 한다”며 “뇌세포 손상이 비교적 적은 초기에는 건망증과 증상이 유사해 다수의 환자들은 무심코 넘기기도 하는데, 특정 힌트를 제시하면 기억을 해내는지 여부로 건망증과 치매를 구별할 수 있다”고 했다.

단순 건망증은 뇌에 각종 정보들이 입력돼 있는 상태이므로 단서가 주어지면 다시 기억해낼 수 있다. 반면 치매는 정보 입력돼 있지 않으므로 힌트가 제시되더라도 지난 일들을 회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만 인지 저하 상태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기억성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10~15%가 매년 알츠하이머병으로 악화하는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박기정 교수는 “약물ㆍ비약물 요법으로 치매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을 뿐, 완치하기는 어렵다”며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조절, 나아가 혈관 위험 인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치매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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