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제출 명단에 없는 차량 등 시위 참여해 혼선?
일부 참가자들은 마스크 미착용 등 방역지침 미준수
개천절인 3일 서울 일부 지역에서 9대 이하의 차량을 이용한 '드라이브 스루' 시위가 시작됐다. 차량시위를 하기에 앞서 당초 명단에 등록된 참가자와 차량번호판이 일치하지 않아 차량시위 출발 현장은 혼선을 빚기도 했다.
보수단체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행동(새한국)’ 관계자들이 모는 차량 9대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강동구 굽은다리역을 출발했다. 9대의 승용차에는 ‘엄마가 추미애가 아니어서 미안해’ ‘법치파괴 군기문란 추미애는 사퇴하라’ 등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는 내용의 플래카드와 깃발이 걸려있었다. 이들은 약 2시간 가량 서울 강동구 일대 도로에서 옥외차량 시위를 진행하고, 강동 공영차고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보수단체들이 신고한 차량 10대 미만 시위에 모두 금지통고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새한국은 법원에 옥외집회 금지통고 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서울행정법원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개천절 ‘드라이브 스루’ 시위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재판부는 단체가 예정한 기자회견은 허용하지 않고, 지난달 말 법원이 차량 집회를 허용할 때처럼 방역ㆍ교통 안전을 위한 9가지 조건을 지키도록 했다. 신청인이 집회 참가자의 이름과 연락처, 차량번호를 기재한 목록을 작성해 사전에 서울경찰청에 제출하고, 집회 물품은 비대면 방식으로 교부해야 하는 등이 포함됐다. 참가자들은 제3자나 제3의 차량이 행진 대열에 진입하는 경우 경찰이 이를 제지하기 전까지 행진해선 안 되고, 경찰이나 방역 당국의 조치에 따르지 않을 경우 경찰이 해산을 명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허가받지 않은 차량이 차량시위에 참여하면서 현장은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보수단체 측이 경찰에 제출한 차량집회 참가자의 이름과 연락처, 차량번호를 기재한 목록과 일치하지 않은 참가자 및 차량이 차량시위 대열에 합류해서다. 출발지에서 경찰들은 일일히 차량번호를 살펴봤고, 명단에 없는 차량의 경우 명단을 수정하고 차량 탑승자의 명함과 연락처, 각서 등을 받으면서 출발은 예정보다 지체되기도 했다. 명단에 없는 차량이 차량시위에 참여할 수 있냐는 질문에 경찰관계자는 “등록이 아니라 교부라 가능하다”고 밝혔다.
차량시위가 예정된 시간 보다 늦어지는 와중에 일부 차량이 추가로 참여하려고 하자 이를 제지하려는 모습도 나타났다. 출발지에서 9대의 차량이 늘어선 가운데 뒤늦게 다른 차량이 대열에 합류하려고 하자 경찰들은 9대를 초과해 시위에 참여할 수 없다며 다른 곳으로 안내했다. 운전자 역시 새한국 대표인 서경석 목사의 말을 듣고 순순히 대열에서 이탈했다.
차량시위 현장에선 방역지침이 준수되지 않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차량시위 출발 직전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로 차량에서 나왔고, 일부 집회 참가자들 역시 턱에 마스크를 걸치는 등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에 강동구청 관계자는 집회참가자들에게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드라이브 스루’ 시위를 보기 위해 모여들기도 했다. 경기 성남에서 온 오모(56)씨는 “차량시위에 참가할 수는 없어도 출발지에서 집회참가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밝혔다. 모여든 시민들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2명의 방역요원들이 차량시위 출발지에서 방역작업을 펼치는 모습도 펼쳐졌다.
한편 경찰이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 등 도심에서 돌발적인 집회·시위가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서울 시내 진입로 90곳에 검문소를 설치해 도심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점검하고, 경비경찰 21개 중대와 교통경찰ㆍ지역경찰 등 800여명을 동원해 불법적인 집회ㆍ시위가 열리는 현장에 대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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