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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간 효소 수치’ 알아두는 게 간 질환 예방 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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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간 효소 수치’ 알아두는 게 간 질환 예방 첩경

입력
2020.10.05 18: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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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ALT와 AST라는 두 가지 간 효소 수치가 증가하면 간 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게티이미지뱅크

ALT와 AST라는 두 가지 간 효소 수치가 증가하면 간 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게티이미지뱅크


43세 남성이 직장 건강검진에서 간 기능 이상 판정을 받고 정밀 검사 권고를 받았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 이 남성의 간 기능 이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간은 포도당을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하고, 단백질 대사를 통해 알부민,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인자를 생성한다.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했을 때 지방으로 전환해 저장해 두었다가 탄수화물이 부족할 때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또한 유해한 물질이 체내에 침입하면 해로운 물질을 파괴해 보호하고 독소를 해독하는 기능을 한다.

간 효소는 간 안에서 대사 작용에 필수적인 물질을 말한다. 간 기능 이상이란 간 손상이 있을 때 혈중으로 분비되는 간 효소 수치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간 기능 검사에 이용되는 간 효소 수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한 두 가지 물질은 ALT와 AST이다.

우리나라에서 ALT와 AST의 혈중 농도를 높이는 가장 흔한 원인은 비알코올성 간 질환이고, 그 다음으로 알코올성 간 질환, B형 간염, C형 간염 순이다. 비알코올성 간 질환은 단순히 지방만 끼어 있는 상태다. 간세포 손상이 없는 가벼운 지방간, 간세포 손상이 심하고 지속되는 지방간염, 복수ㆍ황달이 동반되는 간경변증 등 다양하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과다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간 질환을 말한다. 무증상 지방간부터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 말기 간부전에 이르는 다양한 질환을 포함한다.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간의 염증성 질환이다.

국내 한 연구진이 1998~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만4,438명과 2016~2017년에 참여한 1만1,455명의 간 질환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18.6%에서 21.5%로 16%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알코올성 간 질환 유병률이 1998~2001년에는 3.8%에서 2016~2017년에는 7%로 나타나 84%나 증가했다. 반면 만성 B형 간염은 5.1%에서 3.4%로 감소했고, 만성 C형 간염의 2016~2017년 유병률은 0.3%로 나타났다.

경미한 간 기능 이상은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제때 진단과 치료가 어려울 수 있어 문제가 된다. 따라서 정기검진으로 간 기능 이상이 발견되면 신속히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과음하거나 약물 오ㆍ남용이 없는지 살펴보고, 비만도와 당뇨병, 간 질환 가족력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간 기능 이상 원인을 찾기 위해 정밀 혈액 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 이러한 검사에서도 간 기능 이상 원인을 찾지 못하면 자가면역질환, 윌슨씨병 등 희소 질환에 대한 정밀 검사를 하거나 간 조직을 떼어 내어 검사하는 간생검을 할 수도 있다.

간 기능 이상에 대한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비알코올성 간 질환이 원인 질환이라면 식습관 및 식단 개선, 운동, 체중 감량, 음주와 단 음식 제한 등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다. 알코올성 간 질환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술을 완전히 끊는 것이다.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혈액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면서 필요하다면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비만, 고령화, 음주량 증가로 인해 비알코올성 간 질환과 알코올성 간 질환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간 기능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자.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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