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시스템 결함으로 초유의 거래 중단
2일 3700개 전 종목 및 지수 산출 정상화
홍콩 이을 '금융허브' 구상엔 차질 불가피
1일 전면 거래 중단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던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하루 만에 정상 운영을 재개했다. 하지만 치명적인 시스템 결함이 드러난 만큼 일본 정부가 목표로 삼은 ‘아시아 금융허브’의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는 전날 종일 중단했던 주식 등 전 종목의 매매를 이날 개장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정상적으로 시작했다. 증시에 상장된 3,700개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거래소에서 매매하는 모든 대상이 정상화됐다.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와 토픽스(TOPIX) 등 각종 지수 역시 원활하게 산출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전날 주가 등 시세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 데 더해 백업 시스템도 가동되지 않아 모든 종목 매매를 하루 종일 중지했다. 사고 여파로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삿포로, 나고야, 후쿠오카 증권거래소도 문을 닫았다.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시스템 이상으로 거래 자체가 멈춘 것은 2005년 11월 이후 15년 만이고, 하루 거래를 전부 건너 뛴 것은 1999년 시스템 도입 이후 처음이었다.
거래소 측은 하드웨어 결함을 장애 원인으로 지목했다. 메모리 고장으로 백업 시스템 스위치가 적절하게 작동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문제가 된 하드웨어를 교체했으며, 해킹 등 외부 공격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막대한 신뢰도 추락은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당초 일본 당국은 중국의 입김이 거세진 홍콩이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지위를 잃을 것으로 예상하고 도쿄거래소를 대안으로 육성할 계획이었다. 일본 거래소는 상장 주식들의 시장 가치가 5조1,000억달러(5,962조원)에 이르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증권 매매 창구다. 하루 평균 거래 주식 규모도 285억달러에 달해 물적 기반도 충분히 갖춰진 상태였다. 그러나 거래 중단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멀어질 게 확실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일본의 야심이 물거품이 됐다”고 전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