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LG 감독은 29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차우찬의 복귀 관련 질문에 말을 아꼈다.
류 감독은 취재진에게 비교적 솔직한 편이다. 차우찬의 상태를 감추려 한다기보다 정말로 복귀 일정을 확답할 수 없는 쪽에 가깝다. 수술을 받거나 드러나는 부상에 따른 재활 기간을 측정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시즌 내 복귀가 어렵다는 건 이미 직감하고 있다.
지난 8월 14일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에도 1군과 동행하면서 복귀 의지를 보였던 차우찬은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지난주 재활군으로 내려갔고 재차 검진도 받았다. 그의 병명은 왼 어깨 부위인 '견갑하근' 만성 염좌다. 만성은 곧 피로 누적이며, 쉬는 것 외엔 답이 없다는 게 의료진과 트레이너의 소견이다. 2017년 자유계약선수(FA)로 LG 유니폼을 입은 차우찬은 첫 해 175.2이닝, 2018년 170이닝, 지난 시즌 168.1이닝을 던졌다. 올 시즌 과부하의 징조가 보였다. 구속이 떨어졌고, 제구력이 흔들려 몇 차례 난타를 당한 뒤 7월 초 한 차례 2군행을 자청했다. 7월 18일 한화전에서 돌아와 7이닝 무실점으로 회복하는 듯했지만 7월 24일 두산전을 끝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수술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 수도 있지만 팔꿈치와 달리 어깨 수술은 사실상 선수 생명을 건 도박에 가깝다. 어깨 수술을 하고도 재기에 성공한 선수는 류현진(토론토) 정도 외엔 사례가 드물다. 봉중근 KBS 해설위원은 "어깨는 팔꿈치와 달리 투구와 직결되는 부위기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때 수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봉 위원도 은퇴 전 두 번째 어깨 수술을 받고 재기에 몸부림치다 포기했다. 적지 않은 나이의 차우찬으로서도 장기 휴업 외엔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차명석 LG 단장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포스트시즌에서만 던져줬으면 좋겠다"며 어느 정도 마음을 비웠다. LG는 이날 타일러 윌슨이 4이닝 7실점으로 부진하며 근심을 키웠다. 지금 선발진으론 가을야구 전망도 어둡다. 차우찬 생각이 간절하겠지만 차우찬의 지금 상태론 포스트시즌 출전도 무리라는 게 재활 전문가들의 견해다. 자칫 조급했다간 팔꿈치 수술을 받고 2년 만에 돌아와서도 구위 회복이 더딘 김지용의 전철을 밟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누구보다 애가 타는 건 LG와 4년 FA 계약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차우찬 본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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