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가을해변 덮친 '침묵의 습격자' 너울성 파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가을해변 덮친 '침묵의 습격자' 너울성 파도

입력
2020.09.29 15:04
수정
2020.09.29 18:11
0 0

순식간 파도에 판사ㆍ아들ㆍ조카 참변?
기습적으로 치고 빠지는 힘 강해 사고 불러
2017년 이후 강원 동해안서만 24명 숨져

28일 오후 1시 56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 해변에서 30대 여성과 아들, 조카 등 3명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28일 오후 1시 56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 해변에서 30대 여성과 아들, 조카 등 3명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지난 28일 오후 1시 56분쯤 강원 고성군 용천리의 한 해변.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해변에서 여섯 살 아이 등 3명이 모래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카페 인근 해변을 덮친 너울성 파도에 두 아이가 바다로 휩쓸렸다. 이를 본 A(38ㆍ여)씨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만 사고를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속초해경 구조정과 119대원들이 이들을 구조해 병원으로 급히 옮겼으나 숨졌다. 구조 당시 모두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아들과 조카를 구하려다 사고를 당한 A씨는 수도권 법원에 근무하는 판사로 확인됐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고성 용촌리 해변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A씨의 사고 소식을 접한 김명수 대법원장은 경기도내 모 대학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들은 "정말 안타깝다. 아까운 동료를 잃었다"는 심정을 전했다.

속초해경은 아이들이 위험해 보이자 A씨가 구조하러 들어갔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사고는 '침묵의 습격자'로 불리는 너울성 파도에 의한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당시 파도는 1.3~1.5m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너울성 파도는 잔잔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갑자기 큰 물살을 일으킨다. 순간적으로 대비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고 정확한 예측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자치단체와 당국이 전담 인력을 배치하기도 어렵다.

"파도가 무릎 정도까지 올라와도 길게 치고 빠지는 물살에 아이들은 바다로 쓸려나갈 수 있다"는 게 해경과 주민들의 얘기다.

그 동안 동해안엔 너울성 파도에 의한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가깝게는 지난달 8일 고성 봉포리 해변에서 몽골 국적의 50대 여성이 파도에 휩쓸려 숨졌다. 인근에선 2016년 9월 초등학생 형제가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10살난 형이 숨졌다. 앞서 7월엔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 해변에서도 기습적인 너울이 피서객 3명을 덮치기도 했다. 강원 동해안에서만 2017년 이후 24명이 너울성 파도가 부른 사고로 숨졌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