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댁의 아이들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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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댁의 아이들은 안녕하신가요

입력
2020.09.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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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홀로 비대면 수업을 듣고 있다 .배우한 기자


안녕의 사전적 의미를 찾지 않더라도 우리는 모두 지금 ‘아무 탈 없이 편안’하지 못하다. 모든 것이 뒤죽박죽 엉킨 일상에 우울을 호소하는 일이 많아졌고,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새로운 담임 선생님 얼굴을 보기 어려웠고, 일주일에 한두 번 보는 친구도 얼굴 절반이 마스크에 가려졌다. 배운 건 딱히 없는데 2학기가 시작되고 조금 더 있으면 한 학년을 올라간다. 평소에 미세먼지와 과도한 공부시간으로 놀 시간이 부족했던 아이들의 놀 권리는 코로나19로 더 누리기 어려워졌고, 아이들은 대부분 시간을 집과 마스크에 갇혀 보내게 되었다.

모두에게 닥친 코로나19는 취약계층, 특히 빈곤 아동들에게 더 힘겹다. 온라인 수업은 빈부격차를 드러냈고, 보호자가 없거나 할아버지ㆍ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조손 가정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여름(8ㆍ가명)이네는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이 다섯이지만 첫 온라인 수업에 PC가 모자라 고생했고, 여름이는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해 집중하지 못했다. 웨딩 플래너로 혼자 딸을 키우고 있는 한부모 가정 지수(38ㆍ가명)씨는 코로나로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 집주인의 월세 독촉에 시달리며 세상에 혼자 내버려진 것 같은 절망과 싸우고 있다. 학교 급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던 아이들은 집에서 대충 혼자 때우고, 아동 학대의 사각지대도 늘었다.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화재로 우리는 코로나가 빈곤계층에 얼마나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는지 새삼 깨달았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발표한 6월 연구 자료에 따르면 취약가정 아이들이 돌봄이나 식사, 공부와 정신건강 등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초ㆍ중학생 자녀를 둔 외벌이 가정에서 학대 위험 비율이 높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이들의 스트레스와 미래 불안이 더 커졌고, 행복감은 떨어졌다.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시기를 더 힘겹게 지내는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선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 코로나19로 등교가 거듭 연기되던 시기에 당사자인 아이들 목소리는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또 코로나19에 대해 아이들 눈높이에서 친절하게 설명하거나 아이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시도도 거의 찾기 힘들었다. 겪어보지 않은 위기 속에 우리는 메르스 등의 대응을 경험 삼아 대처하고 있듯이 아이들 문제 해결도 다양한 시도와 이를 통한 경험을 통해 선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 신호에 응답하며 다가가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대처 방안의 하나로 아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마스크와 결식을 막기 위한 도시락 배달 등 물질적 지원을 펼쳤다. 그러나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이 아이들 마음이다. 친구들과 자주 만나지 못하는데 괜찮니? 집이 답답하지 않니? 밥은 챙겨 먹니? 지금 너에게 필요한 도움이 무엇이니? 마스크를 벗으면 우리 무엇을 할까?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시오’라는 소파 방정환 선생의 말씀을 좇아 아이들 시선에서 그들의 마음을 살펴야 한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매년 10월 4일 아동들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천사'라는 취지에서 청계천에 초록우산을 전시하는 '1004데이 캠페인'을 펼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해 오프라인 전시 대신 온라인 참여 캠페인 ‘OPEN DOOR’ 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방임 등 아동학대에 노출될 위험이 큰 시기에 아이들에 관한 관심만큼은 놓지 말아 달라고, 그 문을 지나치지 말아 달라고 말이다.

지금 이 순간도 우리 곁에 작은 어른 아이가 있다.



이서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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