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때면 으레 여야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들에게 보낸 선물에 눈길이 쏠린다. 저마다 의미와 메시지를 담아 보내는 정치인의 추석 선물. 여야 지도부가 택한 올해의 추석 선물은 무엇일까.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선물 키워드는 ‘지역 특산물’과 ‘위로’다. 여야 가릴 것 없이, 태풍과 홍수 등 자연재해를 겪은 농어민에게 보탬이 되기 위해 지역 특산물을 선물로 골랐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위기를 잘 견뎌보자는 메시지를 공통적으로 담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영광 굴비’를 추석선물로 보냈다. 전남 영광 출신인 이 대표는 국회의원 당선 후부터 명절 때마다 영광 굴비를 선물로 보내왔다. 그는 16대 총선에서 전남 함평ㆍ영광군에서 당선된 후 내리 4선을 했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에 당선됐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지역에 대한 이 대표의 애정을 보여주는 모습”이라며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영광 굴비를 선물로 보내고, 이후 만나면 굴비에 대한 이야기를 한 보따리를 풀어놓곤 한다”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소속 의원과 당직자, 야당 지도부 등 300여명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서로를 살피는 '우분투(Ubuntu)'정신으로 이웃을 살피자"는 메시지도 담았다고 한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꿀갈비’를 택했다. 경기 성남시의 지역 특산품을 고른 것이다. 김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일반 기성품도 좋지만, 지역에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지역에서 유명한 ‘꿀갈비’를 소개할 겸 선물로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뿐만 아니라 야당 지도부와 비교섭단체에도 추석 선물을 보냈다고 한다. '위기극복을 위해 여야가 힘을 모아 함께 잘 해보자'는 김 원내대표의 메시지도 담겼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추석선물은 ‘송편과 더덕’이다. 박 의장은 국회 출입 기자들과 사무처 직원 등에게 수해지역에서 추수한 햅쌀로 만든 송편과 더덕을 보냈다. 박 의장 측은 “햅쌀로 만든 송편을 먹어온 추석 전통을 지키고자 했다”며 “올해 수해를 입은 충남 아산지역에서 추수한 햅쌀로 만든 것이라, 농민들에게 미약하나마 힘을 보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대전 서구를 지역구로 둔 박 의장이 충청 민심을 신경 쓴 것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수해 등으로 시름에 잠긴 농민을 위해 ‘배’를 선물로 택했다. 심 대표 측은 코로나19와 홍수, 태풍 등 여러 재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고자 당 농어민위원회의 추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위기 극복’ 메시지가 담긴 선물을 골랐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물은 견과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두꺼운 껍질에서 벗어난 견과류처럼, 우리 당이 두꺼운 껍질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해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토종꿀을 선물했다. 꿀벌이 어렵게 결실을 맺어 생기는 꿀처럼, 어려운 시기를 견뎌보자는 의미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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