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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수수료 30% 인앱결제 강제…"소비자 가격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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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수수료 30% 인앱결제 강제…"소비자 가격 인상 불가피"

입력
2020.09.29 15:1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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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플레이스토어 인앱결제 의무화
콘텐츠 업체들 매출의 30% 수수료로?
"시장 독점 공룡이 '통행세' 부과" 반발?
구글, "무임승차 그만...앱 생태계 지원"

14일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사용자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열고 있다. 김주영기자

14일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사용자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열고 있다. 김주영기자

구글이 자사 응용 프로그램(앱) 장터에서 판매되는 모든 앱과 콘텐츠의 결제 금액에 30% 수수료를 적용하는 정책을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그 동안 자체 결제 수단을 채택해왔던 콘텐츠 업체들에게 추가 수수료가 부담되면서,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구글은 29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배포되는 앱 중 디지털 재화에 대한 '인앱결제(IAP)'를 제공하는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앱결제는 구글의 자체 결제 시스템을, 플레이스토어는 구글이 앱이나 콘텐츠를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말한다.

현재 구글은 게임에서만 인앱결제를 강제 적용하고 있다. 음원, 동영상, 웹툰 등 다른 앱이나 콘텐츠에 대해서는 인앱결제 이외의 결제 수단을 일부 허용한다. 때문에 네이버나 카카오 등 콘텐츠 업체들은 각자 자체 결제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사용료를 받으며 구글에 10% 가량의 플랫폼 수수료만 지급해왔다.

그러나 이번 정책이 적용되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새로 등록되는 앱은 내년 1월 20일부터, 기존에 등록된 앱은 내년 10월부터 인앱결제가 의무 적용된다. 콘텐츠 업체들이 구글에 내야 하는 플랫폼 수수료 역시 같은 시기부터 10%에서 30%로 올라간다. 다만 이번 정책은 쿠팡, 마켓컬리처럼 실물 제품을 판매하는 앱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상당수 앱ㆍ콘텐츠의 소비자 가격이 20~30% 가량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콘텐츠 업체들이 플랫폼 수수료를 소비자 가격에 전가해왔기 때문이다. 구글에 따르면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앱 중 인앱결제가 아닌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건 1%에 불과하다. 비중은 작지만 여기엔 네이버, 카카오, 멜론 등 대형 콘텐츠 업체들이 포함돼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구글과 쌍벽을 이루는 정보기술(IT) 공룡 애플은 이미 30%의 플랫폼 수수료를 부과하는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있다. 같은 상품이라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애플의 콘텐츠 거래 플랫폼)에서 가격이 다른 이유다. 실제 네이버웹툰 이용권(쿠키) 1개의 값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선 100원이지만, 수수료 부담이 있는 애플 앱스토어에선 120원이다.

2019년 국내 앱마켓별 매출액 현황.

2019년 국내 앱마켓별 매출액 현황.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올 상반기부터 보여왔다. 전 세계 인터넷ㆍ콘텐츠 업계는 안드로이드라는 사실상 독점적인 플랫폼을 가진 구글이 '통행세'를 징수하려 한다고 지적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5조9,996억원을 벌어들였다. 국내 앱 시장 전체 매출의 63.2%에 달하는 수치다.

글로벌 게임 회사 에픽게임즈는 지난 8월 인앱결제를 우회하는 결제 방식을 적용했다가 앱 시장에서 퇴출당하기도 했다. 국내 정보통신 업체 200여개가 소속된 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도 인앱결제 확대 방침과 관련해 구글 미국 본사와 구글코리아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번 논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질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낸시 메이블 워커 구글코리아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으며,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정진수 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 정종채 법무법인 에스엔 변호사 등을 인앱결제 관련 증인과 참고인으로 불렀다. 인기협 관계자는 "구글의 새 결제 정책이 시행되면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모바일 콘텐츠 이용요금이 올라가는 등 사용자 이익이 저해될 것"이라며 "정부에 구글을 이미 신고한 만큼 조사가 신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글은 그동안 구글 앱 장터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앱 개발자들이 '무임승차'를 해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구글은 이날 긴급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인앱결제를 통해 앱 개발자들은 전 세계 190여개국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결제 도구를 제공받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보안이 강화된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점에서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듯 구글은 이날 국내 콘텐츠 앱 생태계를 위해 1억달러(약 1,150억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앱 개발자들 '달래기'에 나섰다. 구글 측은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은 디지털 'K-콘텐츠' 앱 사용자를 대상으로 1년 동안 마케팅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데 사용된다"며 "웹툰, 웹소설, 음악 등 한국 디지털 콘텐츠 앱 개발사에게 컨설팅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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