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셜 빌링슬리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 대통령 특사가 28일 중국을 "핵으로 무장한 깡패(nuclear armed bully)"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의 구애를 받지 않아 지난 30년 동안 1,000~2,000기의 순항ㆍ탄도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했다", "중국은 단거리미사일뿐만 아니라 한국과 역내 모든 국가에 위협이 되는 중거리탄도미사일도 있다"고 조목조목 따지면서다.
방한 중인 빌링슬리 특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남영동 아메리칸센터에서 국내 언론과 만나 중국 핵ㆍ미사일 증강에 대한 견제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미국은 중국이 포함되는 효과적인 핵 군비 통제에 참여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을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만들 것"이라며 "중국이 대국으로 대접받으려면 대국답게 행동해야 한다. 미국, 러시아와 함께 협상장에 앉아 의도와 계획을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러시아와 맺은 INF 조약 때문에 중거리핵전력 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이, 중국이 빠르게 군사력을 증강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8월 INF 조약을 탈퇴한 뒤 미국도 중거리미사일 개발에 나선 것과 관련, 빌링슬리 특사는 "미국은 최근 (순항ㆍ탄도미사일) 개발을 시작했고, 중국을 곧 따라잡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는 한편, "중거리미사일을 개발해 보유하게 되겠지만 핵미사일로 만들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과 미국의 개발 의도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빌링슬리 특사는 또 중국 위협에 대비해 미국이 개발 중인 중거리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의에 "특별한 군사능력을 배치하는 데 있어 언급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답하며 거리를 뒀다. 그러나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진 않았다. 그는 "중국의 순항ㆍ탄도미사일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지, 폭격기와 잠수함과 같은 (핵)운반수단을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한국과 논의했다. 한국은 (중국) 위협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중거리미사일 배치와 관련한 미국의 압박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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