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 공모전' '추석나기 꿀팁 공유' 등?
명절 기간 임시 '자동차극장' 운영도
"성묘 가는 그 길은 황금들녘이었습니다. (…) 가족들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던 그날이 스쳐 지나갑니다. 아버님 어머님 올 추석은 죄송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귀향하지 못하는 마음을 담은 구로구 주민의 손편지다. 이 편지는 한 구민이 22일부터 10월 11일까지 구로구가 부모를 보지 못하는 구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손편지 공모전'에 보낸 것이다.
정부의 고향 방문 자제 방침에 따라 올 추석 '집콕'을 자처한 구민들을 위해 서울 각 자치구가 여러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각종 온라인 이벤트부터,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까지 마련하며 가족을 못 만나는 구민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추석맞이 꿀팁' 공유하자…이벤트 쏟아져
서울 강서구는 23일부터 '슬기로운 추석맞이 꿀팁 공유' 이벤트를 시작했다. 안전하게 추석을 보내는 나만의 꿀팁을 강서구 공식 페이스북에 댓글로 남기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는 행사다.
댓글창에는 바베큐 요리, 드라마 정주행, 레고 조립, 화상 통화, 홈트레이닝 등 각양각색의 계획들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올 추석은 혼자 보내게 될 것 같은데, 귀찮고 외롭다고 밥을 대충 때우면 더 쓸쓸할 것 같다"며 "혼자라도 명절 음식을 만들며 나만의 명절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는 잔소리가 아닌, 듣고 싶은 추석 인사를 댓글로 남기는 페이스북 이벤트를 28일부터 10월 4일까지 진행한다. 이벤트 시작 6시간 만에 댓글이 200개 넘게 달리며 호응을 얻었다. 추첨을 통해 뽑힌 참여자는 상품으로 피자를 받게 된다.
극장 못 가 영화 못 본다? '자동차 극장'으로
추석기간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줄어든 구민을 위한 임시 문화공간도 마련됐다. 서울 강남구는 다음달 3, 4일과 9, 10일 오후 7시 30분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무료로 자동차 극장을 운영한다.
상영작은 3일 '오 문희', 4일 '닥터두리틀' 등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했다. 관람·주차료 모두 무료이며 이용객들에게 방역 물품과 간식 거리도 제공된다. 수용 차량은 영화 한 회당 100대다.
서울 노원구도 연휴 직전인 29일부터 추석 당일을 제외한 닷새간 노원구 노해근린공원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자동차 극장을 운영한다. 공원에 입장 가능한 자동차는 하루 100대로 제한된다. 서울 양천구도 안양천 해마루 축구장에서 10월 2~3일 이틀 동안 무료로 영화 5편을 상영한다.
한편 추석을 외롭게 보낼 구민을 위한 온정의 손길도 이어졌다. 서울 성동구는 고향을 찾지 못하는 청년 1인가구를 위해 추석맞이 밥상 이벤트를 진행했다. 전과 잡채 등 명절음식으로 구성된 도시락 100개를 준비해 25일 사전 신청한 청년들에게 시간대별로 배달했다. 양천구는 최근 결식 아동을 대상으로 도시락을 전달했다. 양천구는 2015년 설부터 결식 아동을 위해 명절 때마다 국, 반찬 등 도시락을 마련했는데, 올 추석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류와 송편, 컵밥 등으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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