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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역전, 이미 현실화" vs "아직 아니다"... 누구 말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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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역전, 이미 현실화" vs "아직 아니다"... 누구 말이 맞을까

입력
2020.09.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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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9일 서울 용산역 인근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의 모습. 뉴스1

지난 8월19일 서울 용산역 인근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의 모습. 뉴스1

#. 지난 7월말 입주를 시작한 운정신도시아이파크는 총 3,042가구로 경기 파주시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다. 지난달 28일 현재 이 아파트에는 217채가 반(半) 전세나 월세 매물로 나와 있다. 보증금만 있는 순수 전세는 129건 정도. 입주 직전인 7월22일엔 전세가 568건, 월세는 286건이었는데 두 달 남짓 사이 역전된 것이다.

파주시 한 공인중개사 직원은 “입주 시점에 ‘임대차 2법’이 통과됐는데, 임대 계약을 한번 하면 4년 동안 바꿀 수 없게 되니 집주인들 사이에 '처음부터 월세로 계약 하겠다'는 경향이 매우 강해졌다”며 “전세는 나오는대로 대부분 거래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입자의 권리를 강화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되고 다주택자의 세부담이 늘어나면서 주택 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급격히 줄어들고 월세와 반전세가 늘어나는 현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이나 전월세 전환율이 적용되지 않는 신규 계약에선 집주인들이 월세 비중을 최대한 높이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모양새다.

"서울, 월세 매물이 전세 앞질러"

사실 임대차 거래는 아직 신고 의무가 없어(전월세신고제는 내년 6월부터 시행) 정확한 거래 현황을 통계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 지방자치단체나 민간 정보업체들이 내놓는 통계를 바탕으로 대략적인 추세를 짐작해보는 게 현실이다.

전세보다 월세가 많아진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통계는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이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매물 추이다. 지난달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9,040건으로 전세 매물(8,727건)을 앞질렀다. 아실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보면 월세 매물도 줄어든 편인데, 전세가 더 많이 감소하면서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 공급이 급감하는 추세는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9월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는 187로 2013년 10월(187.1) 이후 7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도 189.3으로 2015년 10월(193.1) 이후 5년 여만에 최고 수준이다. 수급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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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유의미한 변화 아니다" 시각도

다만 아직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에 따라 재계약이 가능해진 사례가 크게 늘었는데, 이로 인해 임대 물건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유의미한 변화를 파악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9월 아파트의 전세 거래는 3,789건, 월세는 1,464건을 기록 중이다. 8월(전세 7,025건, 월세 2,833건)이나 7월(전세 1만1,232건, 월세 4,212건)에 비해 눈에 띄게 비율이 달라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전월세 전환율이 낮아진 것이 급격한 '전세의 월세화' 흐름에 제동을 건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29일부터 전세 보증금 중 전부 또는 일부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월차임(전ㆍ월세) 전환율'이 4%에서 2.5%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10억원짜리 전세 중 5억원를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 전ㆍ월세전환율 2.5%를 적용하면 월세가 104만원 정도로 기존 요율 4%를 적용한 월세 170만원보다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 전월세 전환율이 강제성이 없는 데다 신규 임대차에는 적용되지 않아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 공인중개사는 "계약 시에 보증금을 1,000만원 올리면 월세를 5만원 낮추는 게 관례인데 요즘엔 임대 물건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월세를 더 올리겠다고 버티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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