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전통시장, 추석 선물 등 라이브커머스
시민들 "신선한 특산품 안전하게 받아 편리"
"이제는 전통시장이 직접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이 줄면서, '대면 거래 방식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전통시장의 판촉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비대면 방식으로 공동 구매를 진행하거나 동영상 스트리밍을 이용해 상품을 홍보하는 등, 손님들이 직접 시장을 찾지 않아도 장보기가 가능한 수단을 속속 만들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전통시장들은 지난달 22일 직접 동네 단위에서 비대면 공동 구매를 추진했다. 영등포청과시장, 대림중앙시장 등 전통시장 5곳은 각각 과일, 정육 등 추석 상품들을 선정해 발표하고, 물품 구매 의사가 있는 주민들로부터 신청 접수를 받은 후 전국 각지로 택배 배송까지 진행했다.
전통시장이 기존에 활용하지 않았던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해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라이브 커머스)을 한 사례도 있다. 강원도전통시장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강원장터TV'는 '추석맞이 시장탐방'이라는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매회 강원도 내 다양한 전통시장 상인들을 초대해 특산품을 판매한다. 지난달 18일 진행된 봉평전통시장 편에서 봉메찐빵 전량이 방송 시작 38분만에 완판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전 동구의 신도꼼지락시장 역시 민간 커머스 플랫폼 위메프와 함께 굴비와 사과 등 추석 선물용 상품을 실시간으로 판매했다. 신도꼼지락시장을 포함해 다양한 전통시장들의 라이브 커머스를 지원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측은 "올해 추석 연휴동안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한 시장은 전국 1,500여개 전통시장 중 약 300곳에 달한다"고 밝혔다.
집밖으로 나가야만 이용할 수 있었던 전통시장을 비대면으로 맛본 시민들은 색다른 명절 풍경을 즐겼다며 이를 반겼다. 비대면 공동구매에 참여한 영등포구 주민 이정화(47)씨는 "올해는 전통시장을 찾는 게 무리일 거라고 생각해 마트를 이용하겠거니 했는데, 더 편리해진 방식으로 전통시장을 이용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환영했다. 위메프를 통해 굴비를 구매한 김신영(37)씨는 "꼭 시장을 찾아야만 명절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온라인으로도 시장의 실한 식재료를 받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큰 기대 없이 본 전통시장의 실시간 방송에서 재미까지 찾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이모(28)씨는 "강원장터TV 스트리밍을 우연히 봤는데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 상인분들이 직접 상품을 설명하시니 전통시장 분위기가 느껴졌다"며 "그간 유튜브에서 보지 못한 콘텐츠라서 새로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이 비대면 판매에 뛰어들기까지의 과정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영등포구 전통시장 공동구매 사업을 진행한 강성현 우리시장상인회장은 "주로 고령층인 전통시장 상인들이 온라인 네트워크에 익숙해지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이번 비대면 판매를 계기로 전통시장이 코로나19 사태에도 안전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공급하는 곳으로 사랑 받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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