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수입차와 ‘맞불’ 두렵지 않다… 국산차 “펀 투 드라이브 충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수입차와 ‘맞불’ 두렵지 않다… 국산차 “펀 투 드라이브 충분”

입력
2020.10.03 09:00
0 0

고성능 보급 모델 N라인 아반떼ㆍ쏘나타 출시
제네시스, 내수시장서 벤츠 넘어선 1위
“기술 신뢰도ㆍ브랜드 이미지 상승
국산차 고급화, 판매량 증가로 이어져"

제네시스 3세대 'G80' 외관. 안정된 고속주행이 가능하도록 전폭은 기존 대비 35mm 넓히고, 전고는 15mm 낮췄다. 또 루프라인이 쿠페처럼 매끄럽게 떨어지게 해 보다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화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제네시스 3세대 'G80' 외관. 안정된 고속주행이 가능하도록 전폭은 기존 대비 35mm 넓히고, 전고는 15mm 낮췄다. 또 루프라인이 쿠페처럼 매끄럽게 떨어지게 해 보다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화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건축자재 판매업을 하는 김모(49)씨는 최근 국산차 예찬론자로 바뀌었다. 고급 수입세단을 타다가 제네시스 G80으로 차량을 변경하면서부터다. 그는 5년 전 수입차를 구매한 후 자신의 차량이 스포츠카 못지않은 출력과 주행감에도 좋은 연비까지 보여 매우 만족해 했다. 하지만 2017년 아우디폭스바겐 '디젤게이트'(디젤 차량이 배출가스 저감장치 등을 조작하고 친환경차로 허위 광고해 판매한 사건)를 겪으면서 자신의 디젤차가 더 이상 친환경적인 차량이 아니라는 사실에 크게 실망했다. 보증기간 3년이 끝나면서 잔고장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급기야 지난해 말 고속도로에서 미션 고장으로 속도를 제대로 못 내며 사고 위험까지 겪게 되자 차량 교체를 결심했다.

이후 김씨는 차량 선택을 하던 중 한 매장에서 국산차를 시승해본 후 적잖이 놀랐다. 주행감이 독일 차에 뒤지지 않은 데다 내부 인테리어와 편의사항은 훨씬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심적으론 국산차를 타야 한다고 생각해왔지만, 품질이 받쳐주지 못한다고 판단해 그간 선택을 못했다”며 “하지만 이번에 산 국산차는 성능, 고급성이 오히려 기존 독일차보다 나아 보여 주변 수입차 운전자에게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분변경을 거쳐 출시한 '스팅어 마이스터' 외관. 보다 강력한 주행 성능을 보이기 위해 기존 2.0 가솔린 터보와 2.2 디젤은 단종되고 2.5ㆍ3.3 가솔린 터보로 출시됐다. 기아자동차 제공

최근 부분변경을 거쳐 출시한 '스팅어 마이스터' 외관. 보다 강력한 주행 성능을 보이기 위해 기존 2.0 가솔린 터보와 2.2 디젤은 단종되고 2.5ㆍ3.3 가솔린 터보로 출시됐다. 기아자동차 제공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며 대중적인 차량 위주로 내놓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고성능ㆍ고급차를 속속들이 출시하면서 수입차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선보인 기아차 '스팅어 마이스터'의 경우 기존 2.0 터보 엔진 대신 ‘스마트 스트림 가솔린 2.5 터보’ 를 탑재, 최대 출력 304마력에 최대 토크 43.0㎏ㆍm의 힘을 낸다. 기존 2.0 엔진보다 최대 출력은 49마력, 최대 토크는 7.0㎏ㆍm 높이며 다소 밋밋했던 가속감을 보완했다. 연비도 기존 ℓ당 10.4㎞에서 10.8~11.2㎞로 개선됐다. 경쟁 수입차 모델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C200', BMW의 '330i'를 성능, 연비 등에서 넘어선 수준이다.

아반떼 'N라인' 은 기존 아반떼에서 내ㆍ외장 디자인과 주행 성능을 역동성 있게 바꾼 대중적인 고성능차 모델이다. 현대차 제공

아반떼 'N라인' 은 기존 아반떼에서 내ㆍ외장 디자인과 주행 성능을 역동성 있게 바꾼 대중적인 고성능차 모델이다. 현대차 제공

'국민차'로 불리는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도 파워트레인에 가솔린 1.6 터보엔진을 탑재, 최고출력을 일반 모델보다 70마력 높인 'N라인'을 출시했고, '아빠차'인 '쏘나타' 역시 고출력 2.5 터보엔진을 탑재한 N라인으로 조만간 등장할 예정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코나', '투싼' 등도 N배지를 부착한 모델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N’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 BMW의 ‘M’처럼 현대차의 고성능차 전용 브랜드이며, N라인은 N의 역동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일반 차를 변경(커스터마이징)한 모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반 모델도 주행 기본기를 제대로 갖추고 있어야 고성능차로 전환이 가능하다”며 “N라인은 외관뿐만 아니라 파워트레인,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을 잘 달리는 데 적합하도록 개선한 모델로, '펀 투 드라이브(운전의 재미)'에 부족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주문 후 출고 대기 기간이 6개월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대차 제공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주문 후 출고 대기 기간이 6개월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대차 제공

국내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올 1월 제네시스 첫 스포츠유틸리티차인 GV80이 출시된 데 이어 3월에는 신형 G80을 선보이며 G90ㆍ70에 이은 4개 라인업이 구성됐다. 다음 달에는 G70도 부분변경 모델로 등장할 예정이다. 이번 제네시스 신형 모델들은 디자인 개선에, 성능이 한층 업그레이드돼 수입차 못지않은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형 G80 3.5 가솔린 터보의 경우 기존보다 출력을 10마력 높인 데다, 차체의 약 19%에 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를 사용해 차량 중량을 125kg 줄여 경쾌한 주행감을 보인다. 무엇보다도 중후한 느낌을 줬던 외관을 낮고 좌우로 펼쳐진 ‘로우 앤 와이드’ 콘셉트로 바꾸면서 “젊고 세련된 역동적인 차가 탄생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높아진 고객 수준에 맞춘 변화는 결국 차량 판매 증대와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제네시스 브랜드는 올해 8월까지 국내 누적 판매량이 6만7,067대로, 지난해 연간 실적(5만6,801대)을 넘어섰다.

수입차를 포함하더라도 선두다. 같은 기간 수입차 1위인 메르세데스 벤츠가 각각 4만7,613대를 판매해 제네시스와 2만 대 넘게 차이가 난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출범 이듬해인 2016년을 제외하고 수입차를 넘어서지 못했었다. 현대차는 수입차에서 제네시스 등 국산차로 이동하는 고객 비율이 2018년 20%대에서 지난해 30%를 넘어섰고 올해는 40% 수준에 이른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신형 차종들이 다음 달 미국 출시를 앞둔 만큼, 세계 시장에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주목된다”면서 “고급, 고성능차 라인업을 갖추면 기술 신뢰도에 브랜드 이미지까지 높여 전체적인 차량 판매 또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