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전 225억, 천안에서 100억 넘어자녀 납치, 검사사칭, 상품권 ‘깡’ 등 수법도 다양
천안에서 '아들을 납치했다'는 보이스피싱 범죄자에게 1,500만원을 전달하기 전 행인의 도움으로 피해를 막은 70대 할머니가 경찰에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천안서북경찰서 제공
최근 대전ㆍ충남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28일 충남 천안서북경찰서와 동남경찰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관 사칭과 대출빙자 등 500여건의 보이스피싱으로 1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천안에서 70대 여성 A씨는 “아들이 빌린 돈과 이자 5,300만원을 갚지 않아 납치했고, 갚지 않으면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
협박범의 말을 믿은 A씨는 집 근처 두정동으로 돈을 갖고 오라는 요구에 이웃 주민에게 동행을 부탁했다. 그러나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이웃의 신고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을 수 있었다.
또 다른 70대 여성 B씨도 아들을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고 1,500만원을 들고 나섰다가 행인이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해 피해를 막았다.
대전지검이 최근 발표한 지역 내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액 규모도 225억원에 이른다. 2017년 103억원의 2배를 넘었다. 2018년은 150억원가량이었다.
범행수법도 다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비대면이 생활이 되면서 자녀를 납치했다는 등의 수법과 ‘전화가로채기 앱’을 악용한 사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검사를 사칭해 돈을 이체하도록 요구하거나, 자녀인 척 문자 메시지를 보내 상품권 일련번호를 보내 달라는 ‘상품권 깡(할인판매)’ 악용 사례도 많았다.
조건만남 선입금을 한 피해자를 의도적으로 만나지 않은 뒤 “환불받고 싶으면 추가로 돈을 이체하라”는 경우도 있었다.
뜻하지 않게 보이스피싱 범죄에 관여하게 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대출을 받으려면 거래 실적을 늘려야 하니 돈을 받은 후 인출해 전달해 달라”는 말에 속아 보이스피싱 범죄 수익을 제3자에게 넘기는 사례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천안서북경찰서가 보이시피싱 예방을 위해 도로변에 내 건 현수막.
이에 따라 천안서북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수법들을 명시한 다양한 현수막을 제작해 은행과 주요도로에 내걸고 범죄피해 예방에 나섰다.
대전지검은 유사 피해예방을 위해 소셜미디어 대화 형태로 구성한 보이스피싱 사례 소개 안내 페이지를 홈페이지(www.spo.go.kr/site/daejeon/main.do)에 개설했다.
김의옥 천안서북경찰서장은 “수사기관이 범죄 수사를 이유로 현금을 요구하거나 금융기관에서 저금리 대출 이유로 개인 명의 계좌나 현금으로 대출금 상환을 요구한다면 100% 보이스피싱”이라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거나 문자가 오면 문자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인터넷 주소를 누르면 안 되며 반드시 일반 전화로 해당 기관에 관련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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